[면세점 업계 대혼란] 작년 면세점 선정날 주가 급등락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으로 추가 선정된 작년 7월10일 당시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면세점 선정 사실은 당일 오후 5시에 발표됐지만 아침부터 선정 업체들의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당시 가장 큰 의혹을 일으킨 종목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였다. 이 회사는 발표 당일 전날보다 6.6% 오른 6만4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전 10시34분엔 가격제한폭인 7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다가 오후 2시10분부터 상한가에 안착해 장을 마쳤다. 전날 2만여주에 불과하던 거래량은 이날 87만여주로 40배 넘게 급증했다. 이후에도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르면서 선정 1주일 뒤인 17일엔 장중 한때 22만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업자 발표 전날(9일) 종가(6만원) 대비 1주일 새 주가가 260% 넘게 폭등했다.

경쟁 업체들의 주가 움직임도 의혹을 키우긴 마찬가지였다. 한화갤러리아와 같이 사업권을 따낸 호텔신라는 장 개시 후 오름세로 시작해 오전 한때 14%까지 급등했다. 고배를 마신 신세계와 SK네트웍스는 각각 8.97%, 7.71% 급락한 상태로 마감했다.

관세청은 당시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 마감 후 2시간이 지나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당일 관련 기업 주가는 장 초반부터 선정 결과를 정확히 반영하면서 움직였고, 증권시장에선 ‘미공개 정보 유출 가능성’이나 ‘사전 내락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청 직원과 이들의 지인이 면세점사업 발표 전에 일부 특허 신청 기업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더 커졌다. 2차 정보 유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관세청 직원들은 일부 면세점 사업자 신청 기업과 특정 기업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수혜가 예상되는 관련 업체 주식을 매입했다”며 “다만 한화갤러리아에는 직접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2차 정보 유출 여부를 포함해 올해 수사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이상열/이유정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