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선수 6명 훈련목적 자금 '독식'…삼성 '승마장 지원' 의혹도

'비선 실세' 최순실(60)씨 모녀에 '특혜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삼성그룹이 올해 중반까지 최씨 측에 자금을 보낸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삼성이 승마협회의 올림픽 유망주 지원 프로그램의 명목으로 최씨 모녀 소유의 독일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보낸 것으로 확인한 바 있는데 이와는 별도 자금이 추가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9일 사정당국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7월 무렵까지 최씨 측이 독일에 세운 법인에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삼성은 지난해 9∼10월 최씨가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20)씨와 세운 코레스포츠를 통해 최씨 측에 승마선수 육성 목적의 비용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최씨 관련 의혹이 불거지기 바로 직전까지 돈이 추가로 건너갔다는 얘기다.

지난해 3월부터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삼성은 승마계 유력 인사인 박모 전 협회 전무의 건의로 '선수 육성을 위한 전지훈련 계획'을 추진했다.

삼성은 박 전 전무 추천을 통해 코레스포츠와 현지 컨설팅 계약을 맺고 명마(名馬) 구입 및 관리, 말 이동을 위한 특수차량 대여, 현지 대회 참가 지원 등 비용을 댔다.

검찰이 금융 기록 등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 금액은 지난해 9∼10월께 280만 유로(당시 환율로 약 35억원) 가량이다.

당초 삼성은 승마협회로부터 선수 6명을 대상으로 전지훈련비를 지원할 방침이었으나 이 돈은 사실상 정씨에게만 지원됐다.

당시 삼성이 지원한 훈련비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말을 정씨만 탔다.

삼성 측과 박 전 전무는 예정대로 다른 선수를 마저 선발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자금을 틀어쥔 최씨는 '요지부동'이었다는 게 다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지 훈련 책임자로 박재홍 전 마사회 감독이 독일에 파견돼 여러 선수가 탈 말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통장을 손에 든 최씨 측이 대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박 전 감독은 결국 말을 사지 못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박 전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에게 해결을 요청했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선수 선발을 비롯해 지원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자 박 전 전무는 최씨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마찰이 끊이지 않으면서 두 사람은 지난해 말께 결국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에도 최씨는 올해 7월까지 자금을 받았는데, 송금이 중단되자 반발하며 지원을 계속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언론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하는 데도 요구를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8일 검찰 조사를 받은 황 전무는 자신은 이런 전후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며, 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무와 박씨, 김모 승마협회 현 전무, 박 전 감독 등 관계자를 잇달아 불러 조사하고 삼성전자 사옥과 승마협회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특혜지원 의혹'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 사장도 조만간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삼성은 훈련비 지원 외에 정유라씨를 위해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문구업체 모나미의 해외 계열사가 5월 230만 유로를 들여 독일 엠스데텐의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을 샀는데, 삼성전자가 모나미를 앞세워 사들였다는 것이다.

이때쯤 모나미가 삼성과 99억원대 프린터·사무기기 관리용역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