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들 "최순실 복용 '자낙스'는 대표적인 불안 치료제"

'비선 실세' 의혹의 장본인 최순실(60·개명 후 최서원)씨가 과거 복용한 정신과 약은 불안 치료에 쓰이는 '자낙스(성분명 알프라졸람·화이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약은 주로 불안, 공황 등의 정신질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되는데,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수반하는 불안, 공황장애 증상에도 사용된다.

국내 항불안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처방액이 국내에서만 연간 50억원에 달한다.

최 씨의 변호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 씨가 과거 공황장애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왔다며, 현재도 검찰의 허락을 받아 약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 씨가 신경안정제를 장기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말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지, 국정개입 의혹이 일었던 시기에 어떤 정도의 정신건강 상태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2일 최 씨가 과거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신경안정제는 공황장애와 불안 증상에 대표적으로 쓰이는 치료제라고 전했다.

일반인이 흔히 알고 있는 두통, 치통, 생리통 등 다양한 통증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진통제 타이레놀처럼 정신질환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라는 것이다.

정신의학과 전문의 A 씨는 "보통 정신질환자 가운데 약을 먹는 경우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때"라며 "다만, 증상이 공황장애에 해당할 정도의 수준인지, 불안으로 인해 잠을 자지 못하는 수면장애 정도인지 등은 추정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최 씨가 복용했다는 약은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지만, 말 그대로 신경안정제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항불안 치료제"라며 "공황장애 환자뿐만 아니라 불안증세가 있는 환자에게 전반적으로 처방된다"고 덧붙였다.

또 최 씨가 과거 진료를 봤던 것으로 알려진 차움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았다는 증언이 최소 2년 이상 전 상황을 전제로 나온 점을 고려하면 최 씨의 증상이 장기간 지속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신의학과 전문의 B 씨는 "최 씨가 복용한 약은 일반적으로 장기간 복용하는 약은 아니지만, 증상이 지속한다면 오랜 기간 먹기도 한다"며 "보통의 환자들은 6개월 이상 먹었을 때 증상이 완화돼 약을 끊지만, 상태가 좋지 않거나 증상이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환자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B 씨는 "최 씨의 공황장애 증상이 심각했다면 복용한 약의 종류도 2개 이상으로 늘고 복용량도 증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단순히 항불안제를 복용했다는 것만으로 최씨가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판단하기는 힘들고 약의 복용 기간과 종류, 용량 등을 보면 최 씨의 정신건강 상태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