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 구조조정 방향 "이달말께 발표하려 해"

우리나라가 내년에는 국제 교역의 회복 등에 힘입어 3%대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유일호 부총리는 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년에 3% 성장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현 상황이면 3%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부총리는 "앞으로 여러가지 변화라든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외부 요인의 발생이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낮아지면서 국제교역 자체가 줄어든 점"이 수출 부진의 원인이라며 "내년에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3.0%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내년에도 3% 성장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돼 왔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로 2.9%와 2.7%를 제시하고 있고, 지난 5일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유 부총리는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 과정에서 직면할 난관들과 관련해 "우리가 주시하고 대책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내년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인가, 이뤄지면 몇 번 어떤 형태일지 등"이라면서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에 대해 유 부총리는 "해운업과 조선업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달 말 쯤 발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다음 중요한 부분이 공급과잉업종"이라며 "지난번 발표한 큰 방향으로 시장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도록 정부가 선도하고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유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철강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사업재편 및 고부가 철강재 조기 개발을, 석유화학업종에 대해서는 공급과잉품목에 대한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으로의 전환과 정밀화학산업단지 조성 등을 각각 제시했다.

미국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이 보호무역 성향을 보이는 데 대해 유 부총리는 "극적이고 혁명적인 보호무역조치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어떻게 (미국 무역정책을) 변화시킬지를 보고 대처하겠다"는 견해를 보였고,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론과 관련해 그는 "정부가 나서서 그런 단체를 해산하라 마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으로도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방지법의 시행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유 부총리는 "봐야 할 것 같다"며 "특정 부분에 (영향이) 집중된다면 정부로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