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올해도 여전히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대신증권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주요 21개국 주식시장의 올해 예상배당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1.78%로 20위를 차지했다.

한국 상장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에도 1.68%로 21개국 가운데 20위에 머물렀다.

21개국의 올해 평균 예상배당수익률은 3.11%로 지난해 평균인 3.17%보다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호주, 터키, 독일, 홍콩 등은 작년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들이 하락하면서 전체 평균치가 하향 조정됐다.

특히 프랑스는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3.73%)이 작년 수익률(5.19%)보다 1.46%포인트 떨어져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작년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체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가 4.91%로 올해 예상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스페인(4.85%), 호주(4.51%), 러시아(4.28%), 영국(4.04%)도 4% 이상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그다음으로는 대만(3.83%), 프랑스(3.73%), 터키(3.32%), 홍콩(3.09%), 독일(3.05%) 순이었다.

이 밖에 브라질(2.95%), 태국(2.95%), 말레이시아(2.93%), 남아프리카공화국(2.85%), 중국(2.25%) 등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도 2%대로 한국을 훨씬 앞질렀다.

선진국 중 일본과 미국이 올해 각각 2.25%, 2.08%의 예상배당수익률로 하위권에 자리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1%대 배당수익률이 예상된 곳은 멕시코(1.83%)와 인도(1.47%)뿐이다.

연간 배당금을 연말 시가총액으로 나눈 배당수익률이 낮으면 주식 가치를 낮추는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이익의 일정 부분을 배당이나 투자, 임금 인상에 쓰지 않고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는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정책적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낮은 배당수익률은 국내 주식시장의 큰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라며 "현실적인 배당 유인 정책과 기업들의 배당 의지가 없다면 국내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