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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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제한적 박스권 등락 가능성…제약 바이오株 주목"

최근 이어지는 안도랠리가 시한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빅 이벤트 마무리(미국 금리동결)와 함께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기업 실적 우려, 정치 불확실성 등이 추가 상승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3일 코스피지수는 2050선을 탈환했다. 이날 오전 10시 5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10% 오른 2051.67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훈풍이 이틀째 지수를 밀어올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간밤 국제유가가 2% 넘게 급등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안도랠리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안도랠리는 이전에 경험한 것처럼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다음주부터 3분기 실적 프리뷰 시즌이 시작되고 시장을 흔들만한 정치 이벤트인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회가 예정돼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상향 모멘텀이 일단락된데다 급격한 원화강세 등으로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실적 전망 지표들이 둔화되기 시작한데다 3분기 주당순이익(EPS)에 대한 이익수정비율이 빠르게 하락해 마이너스(-) 전환했기 때문이다.

변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 영업이익 예상 증가율(3분기 31%, 4분기 38%)은 과대 추정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매수에 따른 추가 원화 강세는 실적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수출, 내수 등 경제상황도 증시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8일 시행되는 '김영란 법'으로 내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인데다 수출도 좀처럼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 개선 미흡,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 따른 휴대폰 판매 둔화 가능성,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등 악재도 산적한 상황이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11월8일)는 혼전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클린턴 민주당 후보·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1.9%포인트까지 좁혀지면서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양상이 박빙을 이어가는 점은 증시 측면에서 부담요인"이라며 "특히 트럼프 후보의 우세는 미국 정책 및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를 확대시켜 투자심리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는 26일부터 세 번에 걸쳐 진행되는 후보자 간 TV 토론회에 따른 지지율 추이에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대외 변수가 여전하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에 제동이 걸리면서 증시는 제한적인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IT 등 고성장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및 업종별 순환매를 염두에 둔 트레이딩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제약·바이오 업종도 주목할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제약·바이오섹터 실적 추정치는 추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 주가수준 또한 주가수익비율(PER) 28배 내외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도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