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2일 세 살짜리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엎드려 잠자는 듯한 모습으로 숨진 채 발견돼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 직후 시행된 설문조사에서 프랑스인의 53%는 난민 수용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1년 후 난민에 대한 연민이 사라지면서 프랑스인 과반이 자국에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BFMTV는 이달 조사기관 엘라브에 의뢰해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프랑스 국민의 57%가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 일부를 프랑스가 수용하는 데 반대한다'고 대답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찬성한다'는 의견은 43%에 그쳤다.

지난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등 잇단 이슬람 테러와 10%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로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감정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도시와 젊은층에서 난민 수용 찬성 의견이, 농촌과 중장년층에서 반대 의견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수도권 응답자의 53%가 난민 수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농촌 주민은 63%가 반대했다.

연령대별로 18∼24세는 찬성 의견이 51%였으나 35∼49세에서는 반대가 63%로 더 많았다.

프랑스에서는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난민과 이슬람 문제가 주요 대선 이슈로 떠올랐다.

중도 우파 야당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 날 난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칼레를 방문했다.

영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마주 보는 칼레에는 영국행을 원하는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 1만 명가량이 몰려 살고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영국행을 희망하는 칼레 난민 처리를 도맡고 있는 상황에 대해 "프랑스는 영국의 국경 경비대가 아니다"라면서 영국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