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소득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부진 끝에 지난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4.9%로 낮았지만, 이같은 고용호조가 소득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아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던 미 연방준비위원회(FOMC)에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계소득 중간값은 5만6500달러(약 6359만원)로 1년 전보다 5.2%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1968년 가계소득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로런스 미셸 경제정책연구소(EPI) 소장은 “지금 같은 증가세라면 가계 연소득이 조만간 경기침체 이전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는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확대가 소득 상승과 소비 증가를 거쳐 다시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실물경기 선순환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득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가구는 저소득 계층이었다. 소득구간에 따라 5개로 나눴을 때 최하위 20%를 차지하는 1분위 가구의 소득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빈곤층 인구는 이같은 소득향상에 힘입어 350만명 줄어든 4310만명으로 나타났다. 빈곤율도 13.5%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1999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트루디 렌위크 인구조사국 부국장은 “가구주 전 연령층에서 소득이 고르게 늘었다”며 “인종 별로도 거의 모든 집단에서 소득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