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연속 상승세…삼성·하이닉스 실적 기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제품인 D램 가격이 21개월이나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반전했다.

메모리 제품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8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램 가격의 기준이 DDR3 4Gb(기가비트) 512Mx8(1333/1600MHz)의 8월31일 기준 고정거래가격(평균계약단가)은 1.38달러(평균)로 전월 대비 2.99% 상승했다.

7월29일 기준 가격도 전월(6월말) 대비 7.20% 급상승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2014년 10월 가격이 2.44% 오른 이후 무려 21개월 만에 나타난 상승 흐름이다.

당시에도 가격 상승은 한 달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3년 11~12월 이후 거의 2년7개월여 만이다.

신제품인 DDR4 4Gb 512MX 가격도 8월말에 전월 대비 3% 가까이 상승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DDR3·DDR4 4GB(기가바이트) 모듈의 거래가격도 8월 들어 3.7%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주요 제품인 64Gb 8Gx8 MLC 가격도 7월말 2.32달러로 전월 대비 3.57% 올랐다.

모바일 제품에 주로 쓰이는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6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을 7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두 회사의 매출도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6~19% 급감했다가 2분기에는 4~8%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도 D램 가격 반등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한층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은 "4분기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최소 10% 초반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또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23.9% 늘어난 5천614억원으로 추정했고 4분기에는 6천826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상승세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 호경기가 오래갈 것으로 보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중국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 있는 시노킹 테크놀로지가 2017년 말 또는 2018년 초 D램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당장 공급 과잉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시노킹은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타 사장 출신인 사카모토 유키오(坂本幸雄)가 허페이시 정부와 공동으로 8천억엔(8조3천억원)을 투자한 회사다.

대만과 합작한 중국 푸젠(福建) 진화(晉華) 집적회로공사도 비슷한 시기에 D램 생산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한국 반도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