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가까운 은평·관악·노원구서 출동 많아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에 벌떼 출연이 늘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간 벌떼 출연으로 인한 구조출동 횟수를 분석한 결과 8∼9월이 전체의 52.7%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2011∼2015년 출동한 3만4천261건 가운데 8월이 1만1천164건으로 30.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9월은 8천148건으로 22.2%였다.

올해 1∼7월은 2천387건이었다.

소방재난본부는 "벌은 기온이 올라가는 7월부터 번식력이 왕성해져 8∼9월에는 벌집 1개당 600마리에서 3천마리까지 넘게 모인다"며 "작은 곤충과 당분을 찾아 도심에서 많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9월의 경우 2011년 출동횟수가 1천13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3천384건에 달해 3배 이상 늘었다.

소방재난본부는 "도시가 넓어지면서 벌 서식지가 파괴되고, 보다 따뜻한 곳을 찾는 벌들의 습성상 기온이 높은 도심으로 이동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라며 "도심은 음식물 쓰레기나 작은 곤충 등 먹이가 풍부하다는 점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산과 가까운 은평구(9.2%), 관악구(7.3%), 노원구(6.32%)에서 출동이 많았다.

사람을 쏘는 벌은 꿀벌과 말벌이 있다.

꿀벌은 먼저 사람이 공격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좀처럼 쏘지 않지만, 말벌은 공격적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외래종 등검은말벌은 장수말벌·황말벌 등과 독성은 비슷하지만, 개체 수가 2배가량 많아 조심해야 한다.

소방재난본부는 벌집을 발견하면 말벌제거스프레이로 직접 벌을 쫓아내려다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는 만큼 즉시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벌집을 건드리거나 벌떼를 만나면 즉시 그 지역을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향수·향기가 진한 화장품·어두운 계통의 옷을 피하고, 공원이나 들을 산책할 때 맨발로 다니지 않고, 꽃밭 근처에서는 오래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소방재난본부는 "벌의 최대 천적인 곰의 털 색깔과 같은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 등 어두운 색깔 옷을 입을 때 공격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침이 보이거나 남아 있을 때는 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빼내야 한다.

그러나 억지로 누르거나 손을 써서 빼다가는 독낭을 터뜨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벌침을 제거한 뒤에는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세척해 2차 감염을 막고, 얼음찜질로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얼음이 없다면 차가운 음료 캔 등을 이용해도 된다.

다만 말벌은 벌침이 피부에 남아 있지 않지만, 맹독성이 있어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등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