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여전한 이스탄불에서 2016 한국영화제가 조용히 개막했다.

주이스탄불 총영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20일(현지시간) '나의사랑 나의신부'를 시작으로 한국영화 4편이 이스탄불 중심가 극장(20∼22일)과 구청 문화회관(25∼29일)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이스탄불 한국영화제는 터키인들에게 한국영화를 소개하고, 이스탄불에 있는 한국 대중문화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 마련됐다.

터키에서도 '한류팬'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일반 상영관에서는 한국영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올해 이스탄불 한국영화제는 15일 밤 발생한 쿠데타와 지난달 공항 자살폭탄테러 등의 영향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막을 올렸다.

총영사관은 한때 영화제 취소를 검토했지만, 한국영화를 스크린에서 보고자 기다려온 한류팬을 중심으로 조용히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평일 오후 2시에 진행된 첫 상영에는 터키인 30여 명이 임찬상 감독, 신민아·조정석 주역의 2014년 코미디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관람했다.

상영 초반부터 객석에서는 끊이지 않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영화를 보고 난 터키 관객들은 한국영화이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웃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대학생 니사 하님(21)씨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할리우드 영화나 발리우드(인도) 영화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기에 더 공감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객들은 그러나 너무 생소한 영화보다는 한국에서 화제가 된 영화나 터키에서 인지도가 있는 감독·배우의 작품 위주로 상영작이 선정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하님씨는 "터키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거의 볼 수 없어 너무나 아쉽다"면서, "한국 영화는 터키인들에게 호소력이 있기 때문에 일반 극장에서 상영을 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