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만8000여명 눈길 쏠린 ‘아크로 리버하임’ > 대림산업이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문을 연 ‘아크로 리버하임’ 모델하우스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주택 평면을 살펴보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지난 주말 거센 폭우에도 불구하고 모델하우스에는 사흘간 3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 3만8000여명 눈길 쏠린 ‘아크로 리버하임’ > 대림산업이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문을 연 ‘아크로 리버하임’ 모델하우스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주택 평면을 살펴보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지난 주말 거센 폭우에도 불구하고 모델하우스에는 사흘간 3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 등을 위해 분양 중도금 대출보증 제한 조치를 내놓은 뒤에도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분양시장에서 여름은 비수기로 꼽히지만 이번주 청약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이 쏟아지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보증 규제를 피한 마지막 단지들이라는 점이 투자자를 끌어들였다는 해석이다. 보증 규제로 인한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사실상 규제를 피해간 서울 강북과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최고 청약 경쟁률 기록 잇따라

[식지 않는 아파트 청약 열풍] 새 아파트로 몰리는 저금리 탈출 자금…"분양권이 로또 됐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가 1순위 청약에서 총 287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2만5698명이 몰려 평균 8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81 대 1을 나타냈다. 올 들어 수도권에서 분양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이전 수도권 최고 경쟁률은 동원개발이 지난 5월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 동원로얄듀크’(평균 71.95 대 1)였다. 서울 최고 경쟁률은 지난달 삼성물산이 일원동에서 공급한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아파트 재건축)’으로 50 대 1을 기록했다.

호반건설이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내놓은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는 2009년 미사신도시에서 첫 아파트가 공급된 이후 가장 뜨거운 청약 열기를 보였다. 1순위 청약결과 737가구 모집에 총 3만9859명이 청약해 평균 5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2만여가구가 공급된 미사신도시에서 가장 높은 평균 경쟁률은 28 대 1이었다.

계룡건설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에서 분양한 ‘고양 향동 리슈빌’도 최고 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향동지구에서 처음으로 나온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 실수요자가 대거 몰렸다.

지방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한화건설이 전남 여수시에 공급한 ‘여수 웅천 꿈에그린’ 아파트는 역대 광양만권(전남 여수·순천·광양) 분양시장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해지면서 1단지(274가구)는 평균 22 대 1의 경쟁률을 냈고, 2단지(1318가구)는 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85 대 1이었다. 유일하게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된 2단지 전용 75㎡B 타입도 2순위 이월 물량이 28가구에 불과해 사실상 순위 내 마감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조선업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경남 거제시의 청약 성적표는 부진했다. 총 299가구가 분양된 ‘장승포 스타디메르’엔 143건밖에 청약이 들어오지 않았다.

◆“중도금 보증 규제 풍선 효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단지 입지, 분양가 등도 매력 있지만 갈 곳 잃은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역세권·중심상업지구 등에서 나온 단지여서 입지가 좋았고, 정부의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까지 피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평소보다 더 몰렸다”며 “국토교통부에서 불법 거래 조사를 나온 미사지구는 분양권 전매가 활발한 시장이라는 게 입증되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경기 불안이 심해지면서 안정적이고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이 각광받아 올 하반기 시장 유동성이 정부의 중도금 대출보증 한도에 걸리지 않는 분양단지에 선별적으로 쏠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이 채권시장처럼 변하면서 분양권이 로또가 되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가 불안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6개월 정도 짧은 기간에 투자해서 빠져나올 수 있는 투자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청약 자격요건이 완화되면서 아파트 분양권 투자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됐다”며 “초기 투자비용도 집 한 채를 사는 것보다 저렴하고 프리미엄이 붙으면 수천만원의 수익이 나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설지연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