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천안] 20년새 인구 두 배 늘고…KTX가 이끈 불당동은 '천안의 강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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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브랜드가 경쟁력이다 - '기업 천국' 천안 <하>
'기업하기 좋은 도시'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진화
고급 주상복합 많은 불당동,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거주
'삼성 타운' 두정동은 상권 발달
산업단지 입주기업 늘면서 해마다 인구 1만명씩 증가
"구도심은 복합문화거리로 조성"
'기업하기 좋은 도시'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진화
고급 주상복합 많은 불당동,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거주
'삼성 타운' 두정동은 상권 발달
산업단지 입주기업 늘면서 해마다 인구 1만명씩 증가
"구도심은 복합문화거리로 조성"
지난 3일 오전 고속철도(KTX) 천안아산역. 역을 빠져나오자 고층 아파트 숲 사이로 66층 규모(높이 215m)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펜타포트가 한눈에 들어왔다. 2007년 천안시 불당동에 들어선 펜타포트는 충청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펜타포트 뒤편으로 넓게 펼쳐진 택지에서도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천안아산역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천안시청까지 가는 도로 곳곳에도 고층 아파트와 함께 각종 상가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조한수 천안시 공보관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불당동은 논과 밭, 공동묘지가 있던 미개발 지역이었다”며 “KTX 개통 후 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건설되면서 10여년 만에 천안의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천안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바뀌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뤄진 택지 개발 덕분에 쾌적한 자연환경과 함께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올초 천안시 인구는 62만4038명으로,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33만3000여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1년(56만2000명)과 비교하면 5년 새 6만명이 증가했다. 비(非)수도권에서 매년 인구가 1만명 이상씩 늘어나는 곳은 전국에서 천안시가 유일하다. 천안시 전체 인구 중 70% 이상이 다른 지역에서 온 외지인으로 추정된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천안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뿐 아니라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초반부터 KTX 개통(2004년)과 함께 본격적으로 개발된 불당동이 대표적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펜타포트, 와이시티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주민의 상당수가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라며 “인근 도시에서도 불당동으로 인구가 꾸준히 흘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불당동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많아 학군이 좋은 데다 인근에 학원가도 몰려 있어 자녀를 둔 고소득 가구들이 거주하는 대표적인 ‘신흥 부촌’이라는 것이 천안시 관계자 설명이다. 불당동이 ‘천안의 강남’으로 불리는 이유다. 교육열도 높아 이곳에서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오가는 학원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당동 인근 두정동은 ‘삼성 타운’으로 불린다. 이 지역 거주자 대부분이 인근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나 삼성전자 온양반도체에 다니는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캠퍼스까지는 자동차로 10분가량 걸린다. 김병근 야후부동산 대표는 “두정동엔 음식점과 주점이 많고 상권도 발달돼 있어 주로 20~30대 젊은 삼성 직원들이 산다”며 “원룸 매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불당동과 두정동 등 천안 서부 지역에 비해 낙후된 동부 지역 개발은 천안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지하철 1호선 천안역이 있는 동남구 등 동부 지역은 2000년대 초반까지 천안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하지만 2004년 KTX가 개통되면서 천안의 중심축은 불당동과 두정동 등 서부 쪽으로 옮겨갔다. 이렇다 보니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상권이 쇠퇴했다. 구 시장은 “불당동과 두정동 등 신도심은 주거 밀집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원도심은 창업자들을 위한 창업공간과 함께 복합문화거리로 조성하는 두 갈래(투트랙)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박상용/강경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천안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바뀌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뤄진 택지 개발 덕분에 쾌적한 자연환경과 함께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올초 천안시 인구는 62만4038명으로,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33만3000여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1년(56만2000명)과 비교하면 5년 새 6만명이 증가했다. 비(非)수도권에서 매년 인구가 1만명 이상씩 늘어나는 곳은 전국에서 천안시가 유일하다. 천안시 전체 인구 중 70% 이상이 다른 지역에서 온 외지인으로 추정된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천안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뿐 아니라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초반부터 KTX 개통(2004년)과 함께 본격적으로 개발된 불당동이 대표적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펜타포트, 와이시티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주민의 상당수가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라며 “인근 도시에서도 불당동으로 인구가 꾸준히 흘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불당동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많아 학군이 좋은 데다 인근에 학원가도 몰려 있어 자녀를 둔 고소득 가구들이 거주하는 대표적인 ‘신흥 부촌’이라는 것이 천안시 관계자 설명이다. 불당동이 ‘천안의 강남’으로 불리는 이유다. 교육열도 높아 이곳에서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오가는 학원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당동 인근 두정동은 ‘삼성 타운’으로 불린다. 이 지역 거주자 대부분이 인근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나 삼성전자 온양반도체에 다니는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캠퍼스까지는 자동차로 10분가량 걸린다. 김병근 야후부동산 대표는 “두정동엔 음식점과 주점이 많고 상권도 발달돼 있어 주로 20~30대 젊은 삼성 직원들이 산다”며 “원룸 매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불당동과 두정동 등 천안 서부 지역에 비해 낙후된 동부 지역 개발은 천안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지하철 1호선 천안역이 있는 동남구 등 동부 지역은 2000년대 초반까지 천안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하지만 2004년 KTX가 개통되면서 천안의 중심축은 불당동과 두정동 등 서부 쪽으로 옮겨갔다. 이렇다 보니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상권이 쇠퇴했다. 구 시장은 “불당동과 두정동 등 신도심은 주거 밀집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원도심은 창업자들을 위한 창업공간과 함께 복합문화거리로 조성하는 두 갈래(투트랙)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박상용/강경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