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웨이보서 게시글 차단…유가족모임 "27년간 질식상태"

'유족을 질식시켜온 27년의 세월'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요구 시위 27주년을 앞둔 3일 중국사회가 또다시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톈안먼사건에 대한 논의를 금기시하는 중국당국은 '진원지'인 톈안먼광장 주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과 그 주변에서는 조촐한 기념활동조차 원천봉쇄됐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BBC 중문망과 홍콩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중국 공안기관은 톈안먼사건 27주년을 앞두고 관련 주요인사들의 외부 활동도 차단했다.

톈안먼사건 유가족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의 창설자 딩쯔린(丁子霖), 쑨원광(孫文廣) 전 산둥(山東)대학 교수 등이 연금상태에 들어갔다.

이들 외에도 다수의 '톈안먼 어머니회' 회원들이 외출, 외부접촉 제한 통보를 받았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인터넷 검색도 대폭 제한했다.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서는 '톈안먼사건'과 관련한 최근 글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톈안먼 어머니회'는 최근 중국 인권조직인 '중국 인권'을 통해 발표한 공개 서신에서 중국 정부가 아직도 자녀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족은 지난 27년간 '백색테러'(권력자에 의한 탄압)에 시달려왔다며 "지난 27년은 사람들을 질식시킨" 세월이라고 비난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톈안먼 어머니회'는 정부의 차단 조치로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톈안먼사건은 중국 내에서 여전히 '최대의 금기어'로 남아있다.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이 사건을 '동난', '폭란' 등으로 지칭해왔다가 근년 들어서는 '정치적 풍파'라는 다소 순화된 듯한 표현을 사용한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