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에서는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의 신청이 확실시되며, 다른 사업자들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4곳이 추가되면 서울 시내면세점은 13곳으로 늘어나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은 3일 서울 4곳을 비롯해 부산·강원지역에 시내면세점을 추가하기 위한 특허신청 공고를 했다.

당국은 오는 10월 4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를 거쳐 12월 중 신규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4곳 중 1곳은 중소·중견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결국 3장의 대기업 신규면세점 특허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은 롯데와 SK, 현대백화점이다.

롯데와 SK는 각각 지난해 특허 갱신에 실패한 월드타워점과 워커힐점의 '부활'을 노린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달 16일 영업을 종료하고 특허 재취득 도전을 준비 중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이달 말 영업종료 예정이다.

롯데면세점도 일찌감치 특허 재취득 도전을 분명히 밝혀왔다.

두 곳 모두 신규 업체와 함께 입찰에 참여해 경쟁해야 하지만, 오랜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으며 시설도 준비된 상태여서 유리한 조건에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월드타워점 개점 기회를 다시 갖게 돼 환영한다"며 "월드타워점을 세계 최고의 면세점으로 만들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사업계획에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롯데로서는 시장 독과점 심화 방지책이 이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호재다.

지난 3월 정부는 특허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갱신을 허용하면서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한 장치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되는 곳은 신규 특허 심사 시 총평가점수에서 일부를 감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날까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세법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면세점 선정은 기존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다만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은 변수다.

정 대표 측이 롯데면세점 입점 등을 위해 롯데 측에 금품 로비를 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 나섰다가 탈락했지만 재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신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 외 신라, 신세계와 두산, 한화 등이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18일 명동점 개장 당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취득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결정한 바는 없으나 조심스럽게 준비를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서울 면세점 신규 허가에 대해 계속 검토하면서 기회를 보겠다"고 말했다.

두산, 한화, 신라 등도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결정한 것은 없다"며 "입찰 공고를 확인하고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참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사업 특성상 신규 면세점들은 시내 면세점 추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문을 연 면세점의 시장 안착이 우선이기 때문에 당장 신설 특허 취득에 나설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크호스'로는 지난해 면세점 특허 취득에 나섰던 이랜드가 꼽힌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아쉽게 탈락했기 때문에 참여설이 계속 돌고 있는데 확정된 바는 없다"며 "진행 중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우선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는 앞으로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코엑스점, 신라면세점, 동화면세점 등 기존 면세점과 지난해 '면세점 대전'을 통해 추가된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 에스엠면세점 등이 경쟁 중이다.

신규면세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와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4곳이 추가되면 경쟁은 더 격화될 수밖에 없다.

한때 면세점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으나 이제 생존을 위한 극심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도태되는 업체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