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면서 에너지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작회사(MLP) 펀드와 원유 관련 상장지수 펀드(ETF)들이 최근 석 달 새 20% 넘는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1~2년 전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은 원금 손실분이 아직 30%에 달한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유가가 추가 상승할지를 두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상품 선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 지적이다.
유가상승에 에너지·원유펀드 곡성 멈췄다
○원유ETF 3개월 새 30% 이상 수익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19일 배럴당 48.67달러까지 상승,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미국 내 원유 재고 감소, 나이지리아 및 캐나다 지역의 원유 생산 차질 우려로 지난 2월11일(26.21달러) 이후 석 달여 만에 86%가량 급등했다.

원유 가격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MLP 펀드와 원유 관련 ETF들의 수익률도 같은 기간 큰 폭으로 반등했다.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수송, 저장 등을 담당하는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MLP 펀드들은 최근 3개월간(23일 기준, 에프앤가이드 집계치) 24~28%의 수익률을 냈다. 원유 선물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ETF’(29.67%)와 원유 생산 기업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ETF’(44.15%)의 수익률도 같은 기간 30~40%에 달했다.

○국제 유가 상승여력 크지 않아

원유 관련 상품 투자자들은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따라 투자 상품별로 리밸런싱(재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추가 상승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거나 거꾸로 가격이 조정(하락)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경기 회복세가 아직 미약한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생산 중단 규모가 큰 나이지리아의 공급 차질과 미국 원유생산 감소로 국제 유가는 지지되겠지만 2분기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전문가는 단기 조정은 예상되나 연내 60달러 수준까지는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MLP 펀드를 운용하는 쿠싱자산운용의 리비 쿠두즈 사장은 “글로벌 원유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증가한 데다 미국 내 원유 공급이 올해 100만배럴가량 감소할 전망”이라며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란 가정 아래 국제 유가는 배럴당 45~65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MLP 펀드가 유리

유가가 50달러대에 다다른 만큼 유가와 연계된 상품들에 대한 선별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추가 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유가와 연계된 ETF보다는 연간 8~10% 배당 수익이 예상되는 MLP 펀드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쿠두즈 사장은 “2014년부터 유가 흐름에 따라 MLP 주가가 꺾이기 시작해 MLP 기업 실적과 주가의 괴리도가 크게 벌어진 상태”라며 “투자자 우려와 달리 실질적으로 MLP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은 견고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 펀드에 담고 있는 MLP 기업들의 분기당 배당률은 2~3%, 매출증가율은 연간 12~20%를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