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서울 남대문로 본관 지하에 보관된 수조원의 현금을 강남과 수도권 지방본부로 옮기는 ‘현금 이송작전’에 나선다. 한국은행이 내년 6월께 본관을 떠나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으로 임시 입주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본관과 별관 개보수 공사를 하는 3년간 삼성 본관 건물을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르면 내년 6월, 늦어도 7월께 입주를 시작한다. 한은 관계자는 “본관과 별관의 공사 기간에 사용할 건물로 태평로 삼성 본관과 을지로 삼성화재 건물을 놓고 검토한 결과 삼성 본관을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안 측면과 전반적 근무여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삼성 본관은 위치상 주변이 번잡하지 않아 보안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 삼성 측과 사용할 층수, 임대료 등에 관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한은 지하 금고에 있는 수조원 규모의 현금을 강남과 수도권 등에 있는 한은 지방본부로 이송하는 수송작전이 불가피해졌다. 한은 지하에는 시중에 방출하기 전인 신권과 회수 후 일시 보관 중인 미발행 화폐가 섞여 보관되고 있다. 이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승합차 1000여대는 필요하다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한은은 최대한 안전하고 비밀스럽게 현금을 옮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가장 가까이 있는 강남본부로 실어 나른다고 해도 차로 30분(10㎞)가량 걸린다. 한은 관계자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현금을 운송할지는 기밀사항”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