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 "훌륭한 시너지 효과 낼 것"

일본 닛산자동차가 연비조작 파문을 일으킨 미쓰비시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세계 4위 자동차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자본제휴관계인 닛산과 프랑스 르노에 미쓰비시차를 합하면 연간 판매능력이 960만대로
올라서며 세계 3위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물론 2위 폴크스바겐(995만대), 1위 도요타자동차(1천9만대)까지도 추격권에 두게 된 것이다.

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도 12일 인수를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호기다"고 밝혔다.

하지만 곤 사장의 호언과는 달리 미쓰비시차와 닛산의 앞길을 험하기만 하다고 13일 다수의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공영방송 NHK는 미쓰비시차가 앞으로 닛산에서 인재도 파견받고 개혁을 통해 신뢰회복을 추진하겠지만, 연비조작이 이뤄진 경차 고객에 대한 보상, 조작이 발생한 원인 규명과 해법 마련 등 과제가 쌓여 있다고 지적했다.

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차 회장이 NHK 인터뷰를 통해 "신뢰회복을 향해 큰 일보를 내디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각에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생각도 밝혔지만, 앞길은 가시밭길이라는 것이다.

곤 사장도 NHK 방송에 "(연비조작) 대상차의 고객에게 미쓰비시차는 보상할 책임이 있다.

닛산이 할 수 있는 일은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곤 사장은 또 미쓰비시차와의 제휴관계에 빈틈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그러나 두 회사의 제휴가 갖는 리스크는 적지 않다고 봤다.

아사히는 이날 "미쓰비시차의 연비조작문제는 전모 규명을 서두르는 상황이지만 대상이 되는 경자동차 소유자에게 어떻게 보상할지조차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차를 생산하는 미쓰비시차 미즈시마제작소의 고용이나 생산체제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본 자동차시장이 축소되고 있으므로 판매력이 회복될지도 불투명하다.

곤 사장은 "종업원, 공동체의 불안, 거래처나 딜러의 불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판매가 회복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생산이나 판매체제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미쓰비스그룹은 그간 소속 기업이나 57만명의 그룹 사원들이 솔선해 미쓰비시차를 회사차나 자가용으로 구입하며 도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관계에도 균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아사히는 미쓰비시차가 2000년, 2004년 리콜 문제에 이어 이번에 연비조작을 한 것을 거론하며 "몇 번이고 불상사가 계속된 미쓰비시차가 뿌리부터 변화하지 않으면 곤 사장이 말한 '윈윈'관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쓰비시그룹에선 닛산행을 "좋은 방향"이라고 평했지만 닛산의 세계전략상 미쓰비시차가 경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