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9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한다.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올해 2조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인력 감축 및 보유 자산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안을 9일 주채권은행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자구계획을 검토하고, 이후 이행 여부를 상시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8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계획이 사실상 준비돼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제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조선 관련 5개 계열사 임원 25%를 내보냈다. 9~15일에는 사무직 및 연구직 대상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40개월치 임금을 일시에 지급하고, 자녀 학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총 3000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3조9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했고, 올해 2조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르면 다음주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의 자구계획안에도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할 뿐 인위적으로 인력을 줄이지 않겠다’고 했지만, ‘수주 가뭄’이 계속돼 일감이 줄자 결국 방침을 바꿨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진행하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하는 재무 건전성 조사)가 끝나기 전에 추가 인력 감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