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명품시계 브랜드들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강조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중국 등 신흥시장을 겨냥해 화려한 장식과 색상을 사용하던 트렌드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스위스 브랜드 티쏘는 1936년 선보인 컬렉션에 있는 제품을 재해석한 헤리티지 1936을 전면에 내세웠다. 롤렉스도 1960년대 나온 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를 선보였다.

시계의 정확성도 강화했다. 롤렉스는 자체 인증을 적용한 ‘오이스터 컬렉션’과 ‘첼리니 컬렉션’ 신제품을 선보였다. 하루 오차를 2초 내로 줄였다. 오메가는 지난해 한 제품에만 접목한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여섯 가지 컬렉션으로 확대했다.

롤렉스 - 60년대 감성에 하이테크 디자인 담아

롤렉스는 새로운 자체 인증을 적용한 ‘오이스터 컬렉션’과 ‘첼리니 컬렉션’ 신제품을 선보였다.

[명품의 향기] 더 클래식하게, 더 정확하게
오이스터 컬렉션의 간판 제품인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는 시계 베젤(테두리)에 롤렉스가 자체 개발한 블랙 세라믹 소재의 모노블록 세라크롬을 적용했다. 1960년대 나온 시계에서 영감을 얻은 세련된 디자인에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결합, 제품의 내구성을 강화하고 시간을 더 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에어 킹’은 비행사들이 차던 항공시계 스타일을 이어받았다. 까만 다이얼(시계판)에 3, 6, 9시 인덱스(숫자 표시)를 큼지막하게 넣었고 분(分) 눈금을 또렷하게 표시해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신상품인 ‘데이트저스트 41’은 14개의 특허 기술이 활용된 칼리버 3235를 무브먼트(시계의 핵심 부품인 동력장치)로 썼다. 스틸, 옐로골드, 에버로즈골드 등 다양한 모델로 나왔다.

여성용 시계로는 지름 28㎜의 자그마한 크기로 여성의 얇은 손목에 맞춘 ‘레이디 데이트저스트 28’, 고급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에버로즈골드 소재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펄마스터 39’ 등이 눈길을 끌었다.

첼리니 컬렉션에서는 ‘첼리니 타임’ ‘첼리니 데이트’ ‘첼리니 듀얼 타임’ 등의 새 모델이 공개됐다. 새로운 첼리니 타임은 12개의 가느다란 시각 표식과 하얀 다이얼로 깔끔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첼리니 데이트는 푸른 빛깔의 다이얼과 시곗줄을, 첼리니 듀얼 타임은 진한 갈색의 다이얼과 시곗줄을 달아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롤렉스는 이들 시계에 모두 최상급 크로노미터 인증을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립을 마친 모든 완제품을 대상으로 시간의 정확성, 동력 유지, 방수 등을 꼼꼼히 검사해 평균 허용 오차를 하루 2초 이내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인증을 통과한 시계엔 ‘그린 실(green seal)’이 부착되며 5년 동안 품질을 보증해 준다.

오메가 - 마스터 크로노미터, 6가지 컬렉션으로 확대

오메가는 지난해 첫선을 보인 자체 인증제도인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6가지 컬렉션으로 확대했다.

[명품의 향기] 더 클래식하게, 더 정확하게
글로브마스터 애뉴얼 캘린더는 초침, 분침, 시침 외에 월을 알려주는 파란 바늘이 하나 더 있다. 케이스 직경이 39㎜에서 41㎜로 커졌다. 디자인 측면에서 글로브마스터 컬렉션은 크게 두 가지가 매력으로 꼽힌다. 하나는 파이팬(pie-pan) 다이얼로, 시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다이얼(시계판)이 파이를 굽는 프라이팬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른 하나는 플루티드(fluted) 베젤로, 시계 테두리에 세로로 홈이 새겨져 있다는 뜻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을 때 착용한 것으로 알려진 스피드마스터 컬렉션은 달의 모습을 시계에 옮겨 놓은 문페이즈를 담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주 비행사의 발자국도 볼 수 있다.

시마스터 컬렉션 전 제품에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적용했다. 플래닛 오션 45.5㎜ 크로노그래프는 골드 케이스와 블루 세라믹 다이얼을 결합했다. 시마스터 플래닛 오션 43.5㎜ 오토는 역회전을 방지해주는 베젤을 사용했다.

여성용으로는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컨스텔레이션 마스터 크로노미터 스몰 세컨즈’와 초콜릿 색상의 세라믹으로 다이얼을 제작한 ‘시마스터 플래닛 오션 600M’이 있다.

마스터 크로노미터는 오메가가 스위스 계측학 기관인 계측학연방학회(METAS)와 함께 개발한 새로운 인증제도다. 주로 무브먼트만 검사하던 기존 인증제도와 달리 조립된 완제품 상태로도 테스트한다. 일상적인 착용 환경을 가정해 시계를 여섯 방향으로 바꿔 놓아가며 오차 여부를 확인하고, 물속에 넣어 방수 기능도 점검한다.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을 때 나오는 수준의 강력한 자기장인 1만5000가우스에 노출돼도 멀쩡하게 작동해야 시험을 통과한다. 이 인증을 받은 시계의 뒷면엔 8종의 METAS 인증을 통과했음을 알려주는 8개의 별과 천문대 그림이 새겨진다. 오메가는 2020년까지 모든 기계식 시계에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적용할 계획이다.

티쏘 - 클래식 디자인 재해석…NBA 스페셜 컬렉션도

[명품의 향기] 더 클래식하게, 더 정확하게
163년 전통의 스위스 브랜드 티쏘는 기존 제품을 재해석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티쏘의 오토매틱 시계 가운데 큰 인기를 누리는 대표 모델은 ‘티쏘 르로클’이다. 1853년 티쏘가 탄생한 스위스의 마을 이름을 딴 클래식 라인이다. 지난 바젤전시회에서는 ‘오리지널 레귤레이터’ 회중시계에 현대적으로 해석한 티쏘 르로클 레귤레이터를 선보였다. 시와 초를 나타내는 두 개의 서브다이얼로 구성된 오토매틱 무브먼트 제품이다. 스틸, 레더, 옐로 골드 바이컬러 등으로 출시됐다. 티쏘의 베스트셀러 ‘쿠트리에’도 업그레이드해 내놨다. 디자인은 기존 클래식한 제품과 비슷하지만 100m 방수 기능을 추가했다. 또 다른 신상품인 ‘트레디션 오픈 하트’는 12시 방향에 안쪽 무브먼트가 드러나는 스켈레톤 형식의 디테일을 추가했다.

헤리티지 1936은 티쏘가 1936년 선보인 컬렉션에 있던 제품을 재해석해 내놓았다. 당시 회중시계에 가죽스트랩을 묶어 사용하던 것처럼 가죽 스트랩이 시계 뒤쪽으로 지나가게 했다. 케이스 뒷면을 여닫을 수 있어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볼 수 있으며 이니셜, 문구 등을 새길 수도 있다.

NBA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스페셜 컬렉션도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된 후 큰 화제를 모았던 티-터치 엑스퍼트 쏠라 제품을 티쏘 티-터치 엑스퍼트 쏠라 NBA 스페셜 에디션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또 NBA의 여러 팀을 상징하는 티쏘 퀵스터 NBA 스페셜 에디션도 눈길을 끌었다. 각 팀의 로고 색상을 스트랩에 반영해 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고 티쏘는 설명했다. ‘스포츠 시계의 종결자’라 불리는 티쏘 티 레이스 모토GP 리미티드 에디션 2016은 레이스와 오토바이, 선수, 팬 그리고 쇼를 형상화해 제작했다.

여성용 제품으로는 팔찌처럼 보이는 디자인에 작은 다이얼로 만든 티쏘 벨라 오라 피콜라 제품을 선보였다. 뱀피 무늬의 가죽 스트랩과 스틸 브레이슬릿 등 다양한 모델을 내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