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vs 한국금융 사실상 2파전…현대엘리 제시 기준가 28일 공개

증권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이 25일 마감된다.

인수전에 뛰어든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등이 인수가격으로 얼마를 써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매각 주관사인 EY한영 회계법인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 관련 본입찰을 이날 오후 6시에 마감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전날 현대증권 종가(6천650원) 기준으로 계산한 지분 가치는 3천5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5천억~8천억원 수준에서 낙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외에 LK투자파트너스, 파인스트리트,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참여 의향을 밝힌 상황이다.

미래에셋이 LK투자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을 저울질하다가 최종 불참을 결정하면서 이번 인수전은 애초 예상대로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2파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두 곳 모두 작년 대우증권 인수에 나섰다가 미래에셋과의 가격 싸움에서 밀려 실패했던 만큼 이번 현대증권 인수에 예상 외 '통큰 베팅'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현대증권 수준의 큰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점도 현대증권 몸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 현대상선, 산업은행, EY한영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준가격을 적은 자료를 밀봉해 한 시중은행의 비밀금고에 넣었다.

이 기준가격 이상으로 최고 응찰가가 나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지만 기준가격 이하로만 응찰된 것으로 드러나면 기준가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밀봉된 가격은 오는 28일 공개돼 다른 인수 후보자들의 응찰가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EY한영은 가격 등을 포함한 본입찰 결과를 검토해 내주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확인 실사 등을 거쳐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주간사 측은 최종 거래종결 시점을 오는 5월 말로 잡고 있다.

이번 현대증권 매각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의 채권단이 요구해 온 자구안의 핵심인 만큼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