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능력중심사회, 기업 참여 절실하다
‘능력중심사회’란 학력이나 학벌 같은 특정한 요소에 국한하지 않고 개인 능력의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해 고용과 인사에 반영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공정하고 차별 없이 발휘할 수 있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많이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학벌이나 스펙에 의한 고용 및 인사 관행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만들기’를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 창의인재 교육 정책을 추진한 결과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꿈과 끼를 키우는 학교 교육을 만들기 위해 도입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2015년부터 시범 운영한 결과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는 자유학기제를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한다.

학교 교육과 노동시장의 인력 미스매치(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개발해 특성화고·마이스터고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NCS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NCS 학습모듈은 2014년에 1800종, 2015년에 3138종이 개발·보급돼 사용되고 있다. 2016년에는 NCS 모든 분야에 걸친 학습모듈 개발이 완료돼 특성화고, 전문대, 4년제 대학, 직업훈련기관 및 기업체 등에서 기업현장 중심 교육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기술·기능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도 2015년 9개 학교의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올해엔 60개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공업 계열,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계열 등 200여개 특성화고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기업체가 체계적인 현장 훈련을 실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있으며, 기업인들의 생각도 점차 변화하고 있어 좋은 성과가 예상된다.

고졸 취업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고졸채용박람회 등 다양한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성화고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 운영,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 명장공방 시범 설치·운영, 중소기업기술사관 육성 사업 등을 추진해 고졸자가 학벌이 아닌 개인 직무능력에 따라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을 다져 나가고 있다. 이런 결과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취업률이 2010년 19.2%에서 2012년에는 37.5%, 2014년에는 44.2%로 급상승했고 2015년에는 46.6%로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정부는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직업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역량체계(NQF)와 NCS, 그리고 학습모듈을 활용해 학교·기업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학벌이나 학력이 아닌 개인 직무능력에 따른 고용과 인사 관행 정착을 위해 직업교육을 통한 또 다른 성공 경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기업도 NCS에 기반한 기업 근로자의 역량 모형을 구축하고, 이를 고용 및 인사관리에 적용함과 동시에 근로자가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용순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