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 독주' 제동 건 대법원] 민노총 탈퇴 후 흑자낸 발레오전장…평균 연봉 1700만원↑
강기봉 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사장(56)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금속노조의 집요한 업무 방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발레오그룹으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받아 2년 내 매출 1조원의 전장부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19일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위기라지만 노사가 뜻을 모은다면 성장판이 열려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발레오전장 사례가 정부 노동개혁 실현의 핵심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강 사장이 2010년 3월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됐을 당시 회사는 노조의 반대로 직원 재교육조차 한 번도 할 수 없을 만큼 ‘노조 천국’이었다. 생산성은 제자리인데 평균 연봉은 6000여만원이 넘었다. 2001년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후 매년 파업을 벌여 2010년 초에는 노사 분규일이 100일을 넘었고 결국 직장이 폐쇄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강 사장은 2010년 조합원 투표를 통해 금속노조를 자진 탈퇴한 뒤 결성된 새 노조(기업별 노조)에 “이익의 25%는 무조건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예 단체협상안에 이 조항을 넣었다. 이런 변화가 있고 나서 적자였던 회사는 연간 400억원 흑자를 달성했다. 2009년까지 3000억원 안팎이던 매출은 지난해 511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와 앞으로 4년간 1000억원 상당의 물품을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 6500만원이었던 기능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8200만원으로 올랐다. 직원들은 해마다 평균 1000만원이 넘는 성과급도 받고 있다.

정홍섭 노조위원장은 “과거 금속노조 산하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합의”라고 말했다.

경주=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