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항공 제공
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영업실적을 내놨다. 늘어난 마케팅 비용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수송단가(Yield) 하락 여파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7% 줄었다. 매출은 1546억원으로 16.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인 110억원을 64.5%나 밑돌며 부진했다. 매출의 경우 컨센서스 보다 3.0% 낮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국내선과 국제선의 여객 단가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0%, 11.7% 하락했다"며 "메르스 기간 동안 싼 값에 항공권을 판매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의 4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연간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분기에 마케팅과 항공기 정비 이용 비용 등이 일시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TV 광고와 빠른 중정비를 실시했기 때문"이라며 "비용 지출이 선반영돼 올해는 부담이 줄고 영업이익률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4분기 실적에 대해 성수기를 피하고자 항공기 정기검사를 앞당기면서 지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투자한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제주항공은 연간 기준으로 높은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514억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4.2%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080억5800만원으로 19.1% 늘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영업이익이 70% 가까이 성장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단거리 중심 여행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올해 제주항공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제주항공의 매출이 7618억원, 영업이익은 90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5.3%와 76.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장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결산 배당을 결정한 것도 긍정적인 투자 포인트다. 전날 제주항공은 보통주 1주당 400원을 지급하는 현금 결산배당을 발표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103억6200만원이며 배당성향은 22%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배당성향이 유지된다면 배당금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만큼 시장과 함께 안정적인 이익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동부증권과 KDB대우증권 HMC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평가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