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7%나 추락한 가운데 장 막판 기술주 반등으로 낙폭을 줄이며 마쳤다.

2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9.28포인트(1.56%) 내린 15,766.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00포인트(1.17%) 낮은 1,859.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6포인트(0.12%) 밀린 4,471.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오후 들어 나스닥의 반등으로 낙폭을 줄여서 마쳤다.

다우지수는 한때 550포인트(3.4%) 급락해 작년 8월24일의 588포인트 급락 이후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S&P 500 지수 역시 2014년 후반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시장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하락에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수위가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실망에 세계 증시가 급락한 점, 개장초 애플 등 대형 기술주의 하락에 휩쓸려 떨어졌다.

유가는 이란발 원유 수출 본격화 전망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로 200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7달러 아래로 급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25달러 근처로 접근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WTI 가격은 전날보다 6.7% 낮아진 26.55달러에 마쳤고, 이날 장 마감 뒤 최근월물이 되는 3월물 가격은 4.1% 내린 28.35달러에 끝났다.

전세계 증시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보다 강도가 약한 중단기 유동성 공급에 그칠 것이라는 실망감에 2013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또 1월 들어 9.9%나 떨어져 2009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팡 싱하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경제 자문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가장 큰 위험은 예상된 경기 둔화가 아니라 비현실적인 속도로 경제를 부양하는 것"이라며 "이는 갑작스러운 내부 붕괴를 낳고, 파멸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팡 자문관은 부양책 대신에 "중국은 투자에서 소비 주도로 경제 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중국은 강력한 지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3.46%나 낮아진 가운데 독일의 DAX지수와 프랑스의 CAC 40 지수 역시 각각 2.82%와 3.45%나 밀렸다.

하지만, 장마감 한 시간을 남기고 나스닥이 장중 한때 반등에 성공하며 다른 지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등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애플과 MS는 장중 낙폭이 전장대비 각각 3.4%와 2.9%에 달했다가 장마감께 반등해 0.17%와 0.45%의 오름세로 마쳤다.

아마존도 일중 저점이 4.8%에 형성됐다가 낙폭을 0.23%로 줄여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헬스캐어(0.2%)만 유일하게 오르고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에너지업종이 전일 2.2%에 이어 이날 2.9%나 내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틸리티(-2.3%), 금융(-2.1%), 통신(-1.6%), 필수소비재(-1.5%), 산업(-1.4%) 순으로 많이 밀렸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실망으로 1.96%가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주택저당증권(MBS) 부실 판매에 따른 50억달러 상당의 벌금 납부로 4분기 주당 순이익이 전년의 4.38달러에서 1.27달러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IBM은 전일 발표한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4.9% 하락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가 건강하다는 인식을 주기에 부족했다.

미 노동부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달러 강세와 에너지 비용 급락으로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제로(0)%였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해 작년 8월 이후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2%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2.5% 줄어든 연율 115만채(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22만5천채를 하회한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증시가 급락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불안을 완화하는 조치를 내놓기 바라고 있지만 당장 인민은행부터 실망을 줬다며 다음날(21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기대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오는 2월10일 미 의회에서 경제와 통화정책에 관해서 증언한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일중 한때 지난해 9월1일 이후 가장 높은 32까지 상승했다가 전장과 비슷한 27 수준에서 마쳤다.

(뉴욕연합뉴스) 이종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liber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