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리포트] 헤지펀드 수익률 올 들어 -3.54%…추락한 투자거물들
2015년은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헤지펀드 거물들에게도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헤지펀드 수익률을 보여주는 헤지펀드리서치(HFR)의 글로벌 인덱스는 올 들어 3.54% 하락한 1175.27(지난 23일 기준)에 머물러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월가의 거물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운용자산(AUM) 100억달러 규모의 그린라이트캐피털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21%의 수익률을 기록해 펀드 설립 후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아이혼에게 올해 최악의 뉴스는 지난 7일 독일계 투자회사인 JAB홀딩스가 캡슐커피 메이커인 큐리그 그린마운틴을 139억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였다. 큐리그의 주가 하락에 베팅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아이혼은 JAB홀딩스가 78%의 프리미엄을 지급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51달러에서 89달러로 수직상승하면서 결정적인 손해를 봤다.

지난해 37%의 수익률을 기록한 퍼싱스퀘어캐피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빌 애크먼 역시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익률이 -20%로 추락하면서 굴욕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이기도 한 애크먼은 올해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분식회계 의혹에 주가가 35%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또 건강보조식품 허벌라이프의 다단계 판매 의혹을 제기하면서 10억달러에 달하는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지만 이 회사 주가가 47% 폭등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월가의 유명 트레이더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자신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있던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의 매크로 펀드가 청산되면서 자신도 일자리를 잃었다. 이 펀드는 미 국채와 일본 엔화에 베팅하는 등 잘못된 투자로 지난 9월까지 펀드 수익률이 -17.7%까지 추락했다. 연이은 투자 실패로 자산규모가 16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고 대규모 환매 요구에 직면하자 포트리스는 지난 10월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