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시비로 당선 열흘만에 탈당→복당→불출마…부침 겪어
"스포츠 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이 22일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패기 넘쳤던 체육계 스타의 '정치 도전'은 끝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문 의원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아시아 최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지내 지난 2012년 19대 총선 출마 선언부터 화제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문 의원은 내년 총선을 4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이날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 '정치인생'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문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고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기여하고자 순수한 열정과 한국정치에 대한 새로운 희망으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열정만으로 부딪히기에는 정치의 현실이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문 의원은 "제가 지난 4년동안 직접 목도한 현실정치는 거짓과 비겁함, 개인의 영달만이 난무하는 곳이었다"면서 "저 또한 변화시키지 못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다시 서기 위해 스포츠라는 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제 가치와 원칙을 지키며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에서 대한민국의 스포츠발전과 국위선양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체육인에서 변신해 정치인으로 뿌리내리려고 했던 문 의원의 좌절은 혹독한 정치현실의 문제도 있지만 본인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의원은 19대 총선 선거운동 초반에 박사 학위 논문 표절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고전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여당의 텃밭인 부산 사하갑에서 3만455표를 얻어 당시 민주통합당 최인호 후보를 2천380표차로 따돌리고 당선되기는 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그는 논문 표절 시비로 인해 금배지를 단지 열흘도 안돼 친정인 새누리당에서 쫓겨나다시피 탈당했으며, 2년 동안 무소속으로 정치적 시련을 겪다가 지난 2014년 2월 가까스로 복당했다.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복당 직후 모교에서 최종적으로 논문표절 결론을 받게 됐고 이로 인해 한때 IOC 선수위원에서도 제명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논문표절이라는 주홍글씨는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에도 엄청난 장애가 됐다.

그는 전문성을 살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했으나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지역구 활동 또한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다.

'여당 강세'인 부산 지역임을 감안해도 문 의원의 지역구에는 오래전부터 경쟁자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새누리당 비례대표인 김장실 의원을 비롯해 허남식 전 부산시장, 김척수 전 당협위원장까지 가세해 공천경쟁을 벌이면서 문 의원의 재선도전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찍부터 퍼져나갔다.

저조한 지지율과 험난한 당내 공천 경쟁이 문 의원으로선 재선 도전을 결심하는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