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보고서…"중앙 예산의 지방 이전 규모 줄여야"

일본의 장기침체를 치료하려면 생산성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를 마련하고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처방전이 제시됐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는 이런 내용을 담은 '일본의 장기침체 원인 및 처방'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기획재정부가 21일 밝혔다.

일본 도쿄에 있는 ADBI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속 연구소로 역내 빈곤퇴치 및 경제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개발전략의 연구, 교육, 세미나 등을 실시하고 있다.

ADBI는 고령화 등으로 일본과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중국과 같은 국가들에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보고서는 일본 장기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은행 도산, 고위험 대출 감소에 따른 중소기업 및 창업기업의 차입 곤란, 공공투자의 비효율적 배분 등에 따른 재정정책 실패를 제시했다.

인구 고령화,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상당한 규모의 재정 이전, 낮은 이자율에도 투자 부진, 엔고 현상도 일본의 장기침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전되는 재정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방정부가 지역경제를 부양시키려고 노력할 유인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2015회계연도에 중앙정부 지출의 약 16%가 지방정부로 이전됐다.

이는 사회보호 지출 다음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보고서는 일본의 장기침체를 치료하려면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개혁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산성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를 마련해 기업들이 쉽게 노년층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보육시설 개선 등 양질의 양육시스템을 마련해 노동시장의 여성 참여를 촉진하고 취업인구 증가 및 출산율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저유가로 물가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인플레이션 목표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2013년 물가 목표를 2%로 설정하고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 중소기업에 안정적인 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찾고 은행은 위험을 동반하는 사업·기업에는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홈타운투자펀드 등 민간 자본을 유인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홈타운투자펀드는 개인 투자자가 자신의 고향 사업에 투자하고 은행은 이를 중개하는 방식이다.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