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38개국 가입…'테러 피난처 국가' 방문 이력 집중조회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특정국가 국민이 관광이나 업무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 90일까지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한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한국도 가입해있어 미국 정부의 검토 방향에 따라서는 미국 입국절차가 까다로워질 수도 있다.

백악관은 이날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와 국무부에 이 프로그램에 따른 입국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60일 이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파리 테러사건 이후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으로 잠입해 들어올 가능성에 대한 미국 내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국토안보부와 국무부는 이에 따라 이 프로그램에 근거해 입국하는 외국인의 신원조회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테러리스트들의 피난처로 간주되는 국가들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 생체인식 정보를 수집·이용하는 시범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 제이 존슨 장관은 항공기 탑승객 사전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으로 직항하는 비행기가 출발하는 외국 공항에 미국 세관팀을 파견하는 것을 뜻한다"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보 공유를 증진할 수 있다면 더욱 세심하게 신원을 검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속하게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의회를 재촉했다.

미국 의회도 행정부 정책에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AP통신은 전망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관련 입법이 없으면 미국은 덜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의원은 모든 국가가 미국 방문객에게 전자 여권을 발급하도록 하고, 모든 방문객이 도난·분실 여권 여부를 검사받도록 하며, 이런 요구에 응하지 않는 국가는 VWP에서 제외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VWP에 따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38개국에서 매년 200만 명이 비자없이 미국에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08년 11월 이 프로그램에 처음 가입했다.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올해 다시 VWP 가입이 연장됐으며 시한은 2017년 3월까지다.

주미 워싱턴 총영사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의 검토안이 나와있지 않은 상태여서 한국의 여행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김지헌 기자 rhd@yna.co.kr,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