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어려울수록 공격적 전략…"2016년을 도약의 해로"
“길을 모르면 길을 찾고, 길이 없으면 길을 닦아라.”(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환율과 금리, 노동개혁 등 복잡하게 얽힌 대내외 변수들로 기업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아산의 말처럼 많은 기업이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공격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존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을 도약의 해로”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을 ‘질적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우선 독립 출범시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상품 개발부터 디자인, 마케팅 등 전 영역에서 별도 조직을 마련해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건립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그룹 미래 성장의 새로운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다.

SK그룹은 내년에 차세대 성장동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는 반도체 소재·모듈, 사물인터넷(IoT),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제약 등을 제시했다. 특히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대만 홍하이그룹, IBM, 에릭슨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연계에 적극적이다.

LG그룹은 친환경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등 차세대 성장엔진 사업 분야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LG전자는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VC사업본부에서 전기차용 차량부품,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부품, 정보기술(IT)과 결합한 커넥티드카 부품, 차량용 공조 시스템 등 차량용 핵심 부품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들, 어려울수록 공격적 전략…"2016년을 도약의 해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롯데그룹은 올해 삼성정밀화학, 삼성SDI 케미컬사업부문 등 5조원대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내년에는 인수 기업들의 그룹 통합에 힘쓰는 동시에 기존 주력 사업인 유통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옴니채널(융합 유통망) 구축에 한층 속도를 낼 계획이다.

포스코는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까지 지속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가면서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체 사업구조는 철강을 중심으로 소재, 에너지, 인프라, 트레이딩 등 4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예정이다.

GS그룹은 초일류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차별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술·품질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기존 석유제품 외에도 바이오케미컬, 복합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놓는다는 목표다. GS의 유통 분야인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사업구조 조정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의 방산·화학부문 4개 계열사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석유화학사업을 ‘글로벌 톱5’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을 통해 새로운 관광 문화를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내실 다지며 경기 회복기 대비

삼성그룹은 내년 투자계획을 다소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중국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도 12월부터 꾸준히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 시장이 올해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삼성은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플랜트 및 건설기계 장비 등 기존 사업에서 내실을 다지고 연료전지와 같은 신성장동력 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사업권을 따낸 면세점을 안착시키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세계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아래 내실을 다지면서 경기 회복기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도 내년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하고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강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구축과 신규 고객 발굴을 통한 경쟁력 제고, 핵심기술 확보 등을 내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LS그룹은 연구개발(R&D)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초고압,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전력시스템, 트랙터, 전자부품 등 6대 핵심 육성사업의 R&D에 집중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올해 말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 인수를 마무리지을 예정이어서 그동안 지체됐던 신사업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