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논문…'자동 지형파악·지상충돌 회피' 기능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2일 KF-X의 저고도 침투에 필요한 자동비행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KAI의 김종섭·조인제 연구원은 이날 공개된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추계학술대회 논문에서 "KF-X에는 저고도 침투 비행시 임무 성공률을 높이고 지상 충돌에 대비해 항공기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능이 요구된다"며 "KAI는 이 기술의 확보를 위해 사내 연구과제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언급한 기술은 전투기가 저고도 침투 비행을 할 때 자동으로 지형을 파악해 지상과의 충돌을 피하도록 하는 것을 가리킨다.

전투기는 적의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저고도 침투 비행을 하는데 한반도와 같은 산악 지형일수록 이 기술이 중요하다.

우리 공군의 미국산 전투기 KF-16과 F-15K은 이를 갖췄으나 국산 고등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에는 이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

두 연구원은 외국의 자동지형추적·지상충돌회피 시스템을 T-50과 FA-50의 '실시간 조종사 평가 시뮬레이터'에 적용해 평가를 마쳤으며 전투기가 어떤 자세에서도 수평 비행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비행제어 법칙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KF-X의 전반적인 비행제어 시스템 개발에서는 기존 T-50과 FA-50 플랫폼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진화된 자동비행 시스템 기술은 새로운 개발이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KF-X 사업 계획상 2025∼2028년에는 공대공 모드만 갖춘 전투기(블록1)를 만들고 2028년 이후에는 공대지·공대해 모드까지 갖춘 전투기(블록2)를 생산하는데 저고도 침투에 필요한 자동비행 시스템의 비행시험평가는 블록2 단계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KF-X 비행제어 법칙은 KAI의 전투기 개발 경험과 환경,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해 국제공동연구와 산학연 협력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비행제어 법칙에는 '공중급유 모드'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추계학술대회는 오는 23∼24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 방산업체 등의 연구진이 다양한 분야의 군사과학기술 성과를 발표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