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서초동 자택 경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감정가격 86억6000만원 사상최고

16일 경매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서초동 1496-26번지 트라움하우스5차 C동 101호(지상 1층 및 지하 1층)가 다음달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된다. 대지 245.96㎡와 1층 건물 268.14㎡, 지하 1층 5.5㎡ 등이 경매 대상이다.
감정가격은 86억6000만원으로 공동주택 경매역사상 가장 높다. 이전 최고 가격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펜트하우스 전용 269.41㎡의 80억원 이었다. 이집을 담보로 30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하나은행이 지난 5월 경매로 넘겼다. 등기부상에 나타난 강 전 회장의 채무총액은 66억원이다.
트라움하우스5차는 지난 2006년 이후 10년째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기준 공시가격은 61억1200만원이다. 2008년 6월엔 120억7550만원에 거래됐다. 강 전회장은 지난 2006년 이집을 매입해 거주하고 있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변호사는 “트라움하우스5차가 경매시장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가임에도 희소가치가 높은 집이어서 여러차례 유찰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2003년 준공된 트라움하우스 5차는 3개동 18가구 규모다. 최고 두께 80㎝의 지하벙커가 있어 핵폭탄과 진도 7의 강진에도 200명정도가 2개월 이상 생활할 수 있다. 일본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15kt(킬로톤ㆍTNT 1000t의 폭발력) 이상의 위력을 견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핵 전쟁에 대비해 벙커를 설치한 것은 이 집이 최초다. 지하에서 1층까지 고무·납·강철로 만든 적층고무를 이용해 지면의 진동이 상층부까지 전달되지 않는 면진층 공법을 적용했다. 각 가구당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전용 로비와 6대의 주차공간도 갖췄다. 전기 공급중단 사태를 대비해 수동 발전기가 있고, 벽체 곳곳에는 방사능 오염물질과 핵 먼지 등을 걸러내는 필터와 공기순환기를 설치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08년 이 주택을 95억원에 구입했다. 이밖에 김석규 한국 몬테소리 회장, 오상훈 대화제지 회장 등이 이 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던 강 전 회장은 평범한 회사원에서 그룹 총수까지 오른 인물이다. 1970년대 초반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입사해 2001년 50세에 쌍용중공업을 인수했다. 이후 공격적인 기업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를 늘려 2500억원이던 매출을 10년 만에 26조원으로 불렸다. 그러나 무리한 몸집 불리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자 2014년 경영에서 물러났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