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시행의 첫 단계로 30일부터 금융결제원 페이인포 사이트(www.payinfo.or.kr)를 통해 시작된 자동이체 변경 서비스는 간편하게 거래를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만했다.

그러나 다소 느린 속도는 불편했고, 일부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기자는 계좌이동제 시행을 맞아 직접 금융결제원 페이인포 사이트에 접속해 계좌이체 해지와 변경신청을 해 보았다.

먼저 자동이체 조회에 들어가자, 개인정보 동의와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거쳐 내가 보유한 자동이체 거래를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신용카드와 각종 공과금, 보험료 납부 등 아무 생각 없이 내던 자동납부 거래가 10건이나 된다는 것도 이 기회에 처음 알았다.

군복무 기간에 사용하던 우체국 계좌에 잊고 있던 신용카드 자동납부가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지금은 이미 다른 계좌로 요금을 납부하는 카드인데, 왜 우체국 계좌에 자동납부가 걸려 있는지 의아했다.

먼저 이 거래에 대한 해지 신청을 했다.

절차는 간단했다.

해지 신청 페이지에 들어가서 해당 자동이체를 선택하고, 주의사항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요금 미납과 연체에 대한 안내를 받았으며, 해당 내용을 모두 확인한 후 해지접수 신청을 하겠다"는 문구 중 일부 단어를 직접 적어넣으면 해지 신청이 완료됐다.

약 2거래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음으로는 자동이체 변경에도 도전해봤다.

절차는 비슷했다.

여러 거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내가 보유한 다른 계좌번호를 적어넣고 변경 신청을 하면 된다.

변경의 경우에는 휴대전화 본인인증 절차가 하나 추가돼 문자로 받은 본인인증 번호를 적어넣어야 했다.

일부 단어를 적어넣는 절차와 공인인증서 전자서명 등을 거치자 성공적으로 변경 신청이 이뤄졌다.

변경을 신청한 거래는 해당 은행과 연결된 신용카드이다 보니, 변경을 취소해야 했다.

'변경신청 결과조회'에서 내가 변경신청한 것을 다시 선택하고, 취소하기를 클릭하자 이번에도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쳐 곧바로 취소 신청이 이뤄졌다.

이와 같은 절차들은 대부분 공인인증서 로그인과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 등을 거치면 번거롭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첫 접속이라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 때문일 수 있으나, 각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데 1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는 점은 빠른 인터넷에 익숙한 고객에게는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어 보인다.

신청을 진행하는 동안 몇 차례 '오류가 발생했다'거나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안내를 받고 첫 화면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의 한 관계자는 "9시부터 9시30분까지 수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서 지연처리가 이어졌다"며 "지금은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경 신청을 취소한 건에 대해서도 취소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혹은 언제쯤 취소가 이뤄지는지를 안내받지 못하는 점은 아쉬웠다.

만약 실수로 다른 계좌를 변경한 고객이 있다면 더욱 초조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안내를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