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급 인사냈다 취소한 국토부
갑작스런 장관 교체에 '당혹'
세종=이현일 건설부동산부 기자 hiuneal@hankyung.com
개각 발표 뒤 국토부 안팎에선 실망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3월,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1년 남짓 앞두고 유 장관이 임명됐을 당시부터 ‘10개월 시한부 장관’이란 얘기가 나돌았다. 개각 시점을 예상하지 못했을 뿐 개각 가능성에 대해선 국토부 관계자 대부분이 인지하고 있었다. 국토부 공무원들이 놀란 건 인사 내용이다.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전직 국토부 출신 인사와 정치인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한 중견 간부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승환 전 장관은 교수 출신이고 유 장관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번엔 국토부 출신 인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는 것이다. 결과는 기재부 출신인 강 후보자였다. 장관과 차관이 모두 내부 승진한 해수부와 대비됐다.
국토부 공무원들의 실망 배경엔 내부 인사 문제도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논란’이 빚어지면서 고위 공무원의 재취업이 어려워졌고 연쇄적으로 내부 인사 적체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기대감도 없진 않다. 정책적인 측면에선 “손해 볼 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부동산업계에선 주택 정책의 중요 부분인 세제 개편 등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예산 편성과정에서 기재부가 사회기반시설 사업은 색안경을 끼고 보기 때문에 일을 추진하기 어려웠다”며 “기재부 출신 장관이 오면 예산 협의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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