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연 하나텔콤 대표와 남편 최성식 이사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신주연 하나텔콤 대표와 남편 최성식 이사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어두운 밤 교통사고가 일어나 블랙박스를 확인하면 영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해둔 차에 누군가 충격을 가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주차장이 어두우면 영상으로 가해자가 누군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2012년 블랙박스 업체 하나텔콤의 신주연 대표와 남편 최성식 이사는 이 같은 문제점에 주목했다. 어둠에 강한 블랙박스를 개발하는 것. 차별화를 위한 지름길이었다.

1년 후 이들은 ‘아이빔 블랙박스’를 선보였다. 아이빔은 어둠을 스스로 인식, 충격이 가해지거나 사람의 움직임 등이 포착되면 빛을 밝게 비추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이른다. 신 대표는 “블랙박스에 아이빔 기능을 적용해 어두워도 영상이 뚜렷하게 나오게 했다”며 “기존 블랙박스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누적 판매량이 5만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어둠에 강하고 전력 소모 적어”

신 대표는 남편 최 이사와 함께 2008년 하나텔콤을 설립했다. 신 대표는 필립스코리아 품질경영팀에서, 최 이사는 인켈에서 생산관리직으로 일했다. 그들은 직장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시작은 인터넷 무선모뎀 사업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쉽게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나섰다. 블랙박스 사업이 눈에 들어왔다. 최 이사는 “과거엔 블랙박스를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이젠 자동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수 품목이 됐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2011년부터 블랙박스 제조로 업종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은 치열했다. 이들은 아이빔 블랙박스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신 대표는 “기존엔 영상을 밝게 하려면 블랙박스와 별도로 LED 조명을 달아야 해 비용과 전력 낭비의 문제가 있었다”며 “아이빔을 블랙박스에 장착해 부담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어둠에 강할 뿐 아니라 전력 소모가 적다. 회로를 이용해 열을 분산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다른 블랙박스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가격은 23만~26만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늘어난 15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20%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미얀마, 중국 등에도 진출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미얀마 바이어로부터 먼저 수출 제안이 왔다. 최 이사는 “미얀마는 1년 내내 더운데 이 때문에 블랙박스가 한두 달도 못 견디고 터져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이빔 블랙박스가 열을 분산시키는 기능이 뛰어나다는 소문을 들은 바이어로부터 수출 제안을 받아 1500여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엔 중국 업체와 총판 계약을 맺었다. 최 이사는 “1500여대를 판매했고 추가로 2500여대 주문이 들어왔다”며 “미얀마, 중국뿐 아니라 미국, 필리핀 등 6개국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텔콤은 자체 브랜드 판매를 고수할 방침이다. 지난해 대기업으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요청받았지만 거절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 △두코-골프거리 측정기 070-4228-1711 △하나텔콤-아이빔블랙박스 (031)427-0611 △다나로그-뷰메이트 (031)704-8951 △유티엘코리아-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3D 팝업북 (02)2058-2829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