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태로 동유럽에서 일자리 감소 등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는 이 회사의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동유럽 국가들에도 악재다.

폴크스바겐 차량은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 많이 생산된다.

또 이들 4개 국가의 자동차 생산량 중 폴크스바겐 비중이 3분의 1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판매량과 일자리가 얼마나 감소할지 계산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유럽 자동차 부품업체 등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악화하면 동유럽 국가들의 성장률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폴크스바겐 사태 여파로 헝가리와 체코의 경제성장률이 1∼1.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헝가리에서 자동차산업이 산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나 된다.

전체 수출의 13%를 자동차산업이 책임진다.

체코도 다른 유럽 경제보다 자동차 산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감소폭은 0.5%포인트로 추산됐다.

동유럽 국가들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폴크스바겐은 투자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폴크스바겐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마티아스 뮐러는 최근 배출가스 조작 사태의 수습을 위해 필수적인 지출이나 투자가 아니면 계획된 투자를 연기 또는 취소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폴란드 PKO 폴스키은행의 라도슬로 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폴란드나 다른 지역에서 계획 또는 진행 중인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