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류 대변 힐러리 vs. '아웃사이더' 샌더스 대결 관심
'이메일 스캔들' 공방 주목…오말리·웹·채피 '존재감' 과시


미국 민주당의 2016년 대선 경선레이스의 초기 판도를 좌우할 1차 TV토론이 13일(현지시간) 개최된다.

이번 토론회는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메일 스캔들'을 비롯한 각종 악재를 뚫고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 후보와 버니 샌더스, 마틴 오말리, 짐 웹, 링컨 채피 등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5명은 13일 오후 8시30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미국 CNN 방송과 페이스북 공동 주최로 첫 TV토론을 벌인다.

이번 토론회는 내년 7월25∼28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에 열리는 여섯차례 TV토론 가운데 첫 TV토론으로, 경선 초반의 우열구도를 가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CNN의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토론회에서 각 후보는 서로를 향해 도덕성과 자질 검증에 나서는 한편으로, 거대 금융기관 개혁과 총기규제, 이민개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키스톤 파이프라인 건설, 시리아 난민 수용문제 등 정책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가장 뜨거운 토론 주제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직시절 공무를 공용이메일을 통해 처리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논란을 빚는 이메일 스캔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후보를 상대로 나머지 후보들은 신뢰성과 자질을 문제 삼으며 강도 높게 추궁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클린턴 후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으며, 비밀로 분류된 내용은 주고받지 않았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선두주자인 클린턴 후보로서는 이번 TV 토론을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뒤집어 대세론을 재점화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경륜 있고 능력 있는 대선주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후보에 이어 2위를 유지하는 샌더스 후보는 월스트리트 개혁과 부자 증세, 최저임금 인상, 사회안전보장제도 혜택 확대 등 사회주의 경향의 진보 어젠다를 제시하며 정책적 선명성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자릿수 대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메릴랜드 주지사를 지낸 오말리 후보와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 출신인 웹 후보,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를 역임한 채피 후보는 이번 토론을 계기로 대선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 첫 TV토론이 민주당의 주류세력을 기반으로 하는 클린턴 후보와 '아웃사이더'로 분류되는 샌더스 후보 간의 2강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CBS 방송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미국의 성인남녀 1천251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클린턴 후보가 46%로 여전히 1위를 차지했고 샌더스 후보는 27%로 2위, 바이든 부통령은 16%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고 12일 보도했다.

CNN은 지난 8월 이후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을 평균 합산한 결과를 토대로 지지지율 1%를 넘는 5명을 토론대상 후보로 선정했으며, 기준에 미달한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10%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바이든 부통령도 초청을 받았으나, 출마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 토론은 매번 2천만 명이 넘게 시청한 것으로 조사된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의 공화당 대선 TV토론 때처럼 높은 시청률을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처럼 논쟁을 불러일으킬 대선주자가 민주당에는 없는데다가, 대립각이 확실하게 형성된 쟁점들이 부각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김세진 특파원 rhd@yna.co.kr,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