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나서는 신탁사] "신탁사들 정비사업 따려면 자금조달 능력 더 중요해져"
“부동산신탁사가 정비사업에 뛰어들 때 가장 큰 경쟁력은 자금조달 능력입니다. 대한토지신탁은 모회사인 군인공제회를 통한 자본 증자와 계열사인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설정하는 부동산펀드 양쪽으로 사업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박성표 대한토지신탁 대표(사진)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내년 3월 시행되면 자본력과 개발 경험을 갖춘 부동산신탁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는 기존 개발신탁 방식을 통해 다양한 개발사업 추진 노하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발신탁은 토지 소유자로부터 토지를 신탁받은 부동산신탁사가 시행자로 나서 건설자금 조달, 건설, 임대 및 분양, 건물 유지·관리 등을 모두 맡아 진행하는 것이다.

신탁사는 개발신탁 수수료를 제한 뒤 나머지 수익금을 토지 소유자에게 돌려준다. 부동산신탁사가 정비사업에 참여하면 재개발·재건축 조합으로부터 토지를 수탁해 개발신탁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박 대표는 “부동산신탁사가 사업비의 70%까지를 빌려줄 수 있어 자금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멈추는 일은 거의 사라질 것”이라며 “자금조달 능력이 부동산신탁사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금 규모가 큰 부동산신탁사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신탁업계에서는 개발신탁 노하우를 갖춘 대형 업체로 대한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등을 우선 꼽는다.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은 500가구 내외의 중소 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전국에서 사업 진행이 더딘 사업장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 군인공제회의 증자를 받거나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조성하는 부동산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