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준 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 원장(맨 왼쪽)이 스포츠 심리상담사 등과 함께 스포츠 재활 환자의 심리치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 제공
박정준 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 원장(맨 왼쪽)이 스포츠 심리상담사 등과 함께 스포츠 재활 환자의 심리치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 제공
야구선수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현역 시절 투구력 향상을 위해 스포츠 상담 전문가인 하비 도프먼 박사로부터 스포츠 심리치료를 받았다. 미국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운동선수들이 스포츠 심리상담사에게 상담받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운동선수의 인체기능을 회복하는 재활치료에 초점을 맞출 뿐 심리상담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편이다.

스포츠 의학 특화병원인 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이 본격적인 스포츠 심리치료 서비스에 나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 재활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진료단계에서 심리상담 여부를 결정한다. 뇌파검사 등을 통해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스포츠 의학분야 전문의사와 스포츠 심리상담사, 트레이너가 함께 참여해 치료한다.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도 한다.

병원은 최근 축구 시합 도중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은 뒤 우울증에 시달리던 축구선수에게 심리치료를 진행했다. 부상 당시 상황을 글로 작성, 부상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재발을 막고 우울증 증상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전국대회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고등학교 축구선수에게는 축구를 하며 즐거워했던 과거 모습이나 유명 선수의 실축 동영상 등을 보여주는 치료를 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

환자 만족도는 높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선수들은 부상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사이클 선수는 별다른 부상이 없는데도 자신감을 얻기 위해 병원을 찾아 심리치료를 받고 돌아갔다.

박정준 원장은 “대부분 사람들은 재활훈련을 통해 신체적으로 회복되면 부상 선수의 몸 상태가 부상 전의 몸 상태로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부상 후 선수들은 신체 손상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손상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완벽한 재활훈련의 성과는 재활 선수의 심리 상태가 부상 전 상태로 회복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심리적 회복은 재활 선수들에게 복귀에 대한 자신감을 주고 경기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