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확대' 시중은행 건의 수용…산은·수은 참여할 듯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관리 회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유암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부실채권 전문회사로 자산유동화와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를 신설하는 애초의 금융위 방안 대신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자는 은행권의 건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 이명순 구조개선정책관(국장)은 "신규 설립에 따른 시간 소요, 인력 채용 비용을 절감하고 유암코의 구조조정 인력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유암코 확대개편안이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건의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애초부터 유암코 확대개편안도 검토했지만 당시 은행들이 유암코를 매각하려고 했기 때문에 구조조정전문사 신설안을 추진했다"며 "그러나 은행들이 신설보다는 유암코 확대개편을 건의했으므로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암코 확대개편안이 오히려 신속성, 효율성, 비용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은행들은 이와 관련해 유암코 매각작업을 중단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유암코의 기능 확대를 추진한다.

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안과 비교해 구조조정 여력이 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명순 국장은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동원 능력이 확충되도록 기존 5천억원의 잔여 출자약정을 적극 활용하되 대출약정을 현재 5천억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암코에는 현재 1조원의 출자약정 가운데 4천860억원이 출자 완료됐다.

이 국장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기존 주주인 6개 은행 지분을 일부 인수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암코에 대한 추가 출자도 가능할 것으로 금융위는 봤다.

금융위는 유암코, 은행권과 협의를 거쳐 다음 달 유암코 확대개편안을 발표한다.

앞서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11일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 공청회를 전후해 신규 설립보다는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자는 건의가 있었다"며 이날 참여은행 부행장들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유암코 확대 개편안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금융당국은 애초 신한·국민 등 8개 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출자 1조원, 대출 2조원 등 최대 3조원을 투입해 다음 달까지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송광호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