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집중 사회 VS 지방 분산 사회, 선택지는
서울 아파트 팔고 지방 아파트 살까 말까
[최인한의 일본 바로 보기] 도시 집중 사회 · 지방 분산 사회, 어디로 가나 …  서울 아파트 팔까 말까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그대로 사는 게 좋을까. 아니면 귀촌이나 귀향을 위해 지방으로 이주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일지. 서울 아파트를 팔고 지방 아파트를 살까 말까. 지금이라도 서울 아파트를 사야 하나.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50,60대 중장년층은 물론 30,40대 젊은층들도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사안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경우 미래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해도 시원스런 답변을 듣기 어렵다. 미래 사회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사례가 일본이다.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수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6일자 ‘도시일까 지방일까, 데이터로 보는 일본의 잠재력’ 인포그래픽 기사가 특히 눈길을 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47개 도도부현(한국의 광역자치단체 개념) 중 전입자가 전출자 보다 많아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7개로 조사됐다. 도쿄도 76,027명, 사이타마현 18,375명, 가나가와현 14,887명, 아이치현 7,978명, 지바현 6,759명, 미야기현 2,501명, 후쿠오카현 1,530명 등이다. 반면 전출 초과 지역은 홋카이도 8,639명, 효고현 7,407명, 시즈오카현 7,114명 씩이다.

지난해 ‘전입 초과’ 지역은 4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7곳뿐이다. 전입자가 더 많은 지역 중 4곳이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이다. 4위에 오른 아이치현은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의 본사가 있는 중부 최대 경제권 지역이다.

10년 누적 인구 이동 통계 결과도 의미있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와 함께 인구가 늘고 있는 지방도 있다. 시가현과 오키나와현이다. 시가현의 경우 교토, 오사카의 베드타운(주거지역)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대학 신설에 따른 학생 유입이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날씨가 따뜻하고 풍광이 좋아 휴양지로 각광받는 오키나와의 인구가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경제 발전에 이어 인구 변화에서도 일본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유럽에도 경제 선진국들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일본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 특히 경제사회적 변화 측면에서 일본이 많은 참고가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일본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전체 인구가 줄고 있는 인구 감소 사회다. 지자체들이 인구를 늘리기 위해 필사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어 전입자가 더 많은 지역은 주거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고용이나 거주 여건 등에서 그만큼 다른 지역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감소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대도시 집중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노후 생활 지역이나 부동산 매매로 고민하는 우리나라의 보통 사람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될 듯 하다.

최인한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부국장 겸 한경닷컴 뉴스국장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