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엘리노 연방교도소를 방문해 독방 구역을 돌아보고 있다. 오클라호마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엘리노 연방교도소를 방문해 독방 구역을 돌아보고 있다. 오클라호마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연방교도소를 방문했다. 비폭력 단순 사범까지 마구잡이식으로 투옥시키는 현행 사법제도에 대한 개혁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행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클라호마주 엘리노의 연방교도소를 찾아 간부와 간수는 물론 재소자 가운데 6명의 비폭력범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독방의 문을 열고 내부를 살펴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소자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여기 재소자들은 내가 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실수를 한 젊은이들”이라며 “(그들이 나와) 다른 점은 두 번째 기회와 실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자산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젊은 시절 마리화나, 코카인 등의 마약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마약사범 46명을 특별 감형하면서 형사사법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모든 재소자를 1년 동안 가두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면 모든 공립대의 등록금을 없앨 수 있다”며 범죄자에게 무조건 일정 기간 이상의 형량을 선고하도록 한 ‘최소 의무형량’ 제도를 연말까지 폐지 또는 완화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정책 잘못’을 시인하면서 오바마의 사법개혁에 힘을 실었다. 그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최대 흑인인권단체 미국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연례회의에 참석, 자신이 도입한 ‘삼진아웃제’가 수감자를 양산한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시인했다. 1994년 연방형법으로 제정된 삼진아웃제는 마약범죄를 포함해 강력범죄로 세 번째 유죄 평결을 받으면 무기징역 판결을 의무화한 제도로, 법 시행 이후 수감자가 급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삼진아웃제 도입으로 범죄율이 떨어진 건 좋은 일이지만 경미한 죄를 저지른 사람조차 너무 오랫동안 교도소에 갇혀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그가 공개적으로 정책잘못을 인정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은 해석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