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호텔 등 관광상품 연계로 상권·부동산 시장엔 호재"
인근 부동산·주민 "관광객 유입으로 혼잡 우려"…효과 회의적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신규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면세점이 입점할 용산아이파크몰과 여의도 63빌딩 일대 상권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면세점 입점이 장기적으로 면세점 인근 상권 뿐 아니라 용산과 여의도 부동산 시장 전반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단순히 면세점이 입점하는 것만으로 당장 이 일대 상권이나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더라도 다양한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대규모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13일 "면세점이 입점하면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유입될 텐데 보통 면세점만 들렀다가 가지 않고 인근 상가도 둘러보고 쇼핑에 나서기 때문에 주변 상권에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일대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팀장은 "면세점은 보통 주변 호텔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면이 크다"며 "용산 국제빌딩 주변 5구역 도시환경정비구역이 호텔 부지로 인허가가 난 상황인 만큼 호텔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아이파크몰 인근에 자리 잡은 용산전자상가도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면 상권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팀장은 용산공원이 개발되면 국립중앙박물관, 면세점과 연계해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 "면세점 하나가 입점하면 그러한 집객 효과가 생기고 주변 상권에 문화적 요소까지 더하면 충분히 부동산 시장 전반의 활성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용산은 면세점 입점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개발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여의도는 이미 면세점과 관광상품으로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한 만큼 지역 상권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선 대표는 "여의도 63빌딩 인근 지역은 고밀도 상권이 발달한 지역은 아니지만 금융가, 오피스, 주거시설 등이 혼재해 웬만한 인프라가 상당 부분 갖춰져 있다"며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면 면세점 쇼핑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객이 면세점 쇼핑뿐 아니라 인근 쇼핑몰로도 유입될 가능성이 크고 식음료 계통이나 환전업무 등 관련 서비스의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여의도 전반의 상권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 실제로 용산역 인근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용산구의 한강로아이빌공인중개사사무소 최태훈 대표는 "면세점 입점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미 지난 4∼5월부터 용산역과 용산전자상가 인근 상가나 오피스텔 물건을 찾는 문의가 30∼40%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인근 주상복합 벽산메가트리움의 전용면적 84㎡ 오피스텔은 면세점 입점 논의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4∼5월에는 6억2천만∼6억3천만원에 매물이 나와도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6억5천만원대 물건이 나와도 바로 팔려나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의도와 용산 일대 부동산 업계의 반응은 면세점 입점 효과에 대해 아직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여의도 스타공인중개사 봉규도 대표는 "관광객들이야 면세점과 그 인근에서 맴돌다가 그대로 떠나버리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여의도 상권을 전체적으로 살린다기보다는 면세점 입지 주변 건물 서너 곳 정도의 상권만 활성화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63빌딩 인근의 H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면세점이 들어서는 지역은 주변에 상가가 활성화된 곳이 아니어서 인근 상권이나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 동네만 혼잡해지고 주거지로 부적합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