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없는 회사가 노조가 있는 회사에 비해 임금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상반기 100인 이상 사업장 1만571곳의 임금교섭 타결 현황(6월 말 현재)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 중 무노조 사업장은 73.1%인 7732곳으로 임금인상률은 4.5%였다. 유노조 사업장은 3.3% 오르는 데 그쳤다.

임금협상 체결 속도도 무노조 사업장이 빨랐다. 무노조 사업장의 임금교섭 체결률은 53.1%로 전년 동기(19.1%)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반면 유노조 사업장은 17.9%로 전년 동기(13.6%) 대비 4.3%포인트 올랐다.

전체 임금협상 타결 현황을 보면 타결률이 43.7%로 지난해 같은 기간(17.5%)보다 26.2%포인트나 높아졌다. 상반기에 임금교섭 타결률이 40%를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47.5%) 이후 15년 만이다. 경기 침체에 따라 근로자들이 임금인상보다는 고용 안정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전체적으로 임금인상률은 낮아졌다. 임금협상 타결 사업장의 임금총액 인상률은 지난해 상반기 말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3%였다.

임무송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협상 타결률이 높아졌음에도 임금 인상률이 낮아진 것은 통상임금 산입범위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정년 60세 시행을 앞두고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금교섭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으로는 절반 가까운 사업장이 ‘기업 실적·성과’(48.0%)를 꼽았고 ‘동종업계 임금수준’(31.7%), ‘인력확보·유지’(24.6%)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