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덕 봅시다" 개명하는 아파트
현대건설이 지난해 서울 신정동에서 분양한 ‘목동 힐스테이트’는 행정구역상 목동이 아니지만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목동신시가지 생활권 및 학군을 공유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 단지명에 목동을 넣었다. 아현동에서 지난해 공급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도 처음엔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였다. 입주를 앞두고 조합원 총회를 열어 ‘아현’ 대신 도심권 주거지로 인지도가 높은 ‘마포’를 단지 이름 안에 넣었다.

아파트 이름에 낙후된 이미지를 지우고 인기 지역명을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들어서는 지역이 아닌 선호도 높은 인근 지역 행정구역명을 붙이거나 주변 유명한 시설물을 아파트 이름에 넣는 것이다. 이른바 ‘아파트 네이밍 마케팅’이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조성되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서울 강남권(송파구)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송파’를 추가로 붙였다.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입주민이 나중에 아파트 이름을 바꾼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북가좌동 ‘가재울 래미안 e편한세상’은 입주 후 ‘가재울’ 대신 인근 상암동에 조성된 ‘디지털미디어시티(DMC)’로 교체해 단지 명을 ‘DMC 래미안 e편한세상’으로 바꿨다. 이웃한 수색동에서 분양한 ‘수색자이’도 ‘DMC 자이’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아파트 이름이 상품성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면서 분양에 앞서 단지명을 바꾸는 사례도 등장했다. GS건설은 다음달 평택에서 분양에 들어가는 5700여가구 대단지 아파트 이름을 당초 ‘고덕 KTX 자이’에서 ‘자이 더 익스프레스 1차’로 변경했다. 수서발 KTX 지제역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한 입지적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신속하다는 뜻을 담은 ‘익스프레스(express)’와 평택 최대 규모 브랜드 타운인 ‘자이’의 상징성을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