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5조9800억원으로 확정 공시했다. 이달 초 발표한 잠정 영업이익 5조9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 중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2조7400억원으로 증권가 추정치(2조4000억~2조5000억원)를 웃돌았다.
◆판매관리비 1조4000억원 축소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설명회(IR)에서 “갤럭시S6의 초기 판매가 기대만큼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화면 양쪽이 휜) 갤럭시S엣지는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시장 수요로 인해 공급이 빠듯할 정도”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갤럭시S6 판매량에 집중되고 있다. 중저가폰보다 수익성이 높은 갤럭시S6 판매 성적에 따라 삼성전자의 향후 이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갤럭시S4는 2013년 출시 이후 올해까지 예상 누적 판매량이 7000만대 정도다. 반면 지난해 나온 갤럭시S5는 누적 판매량이 5000만대가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5의 부진은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이 작년 1분기 6조4300억원, 2분기 4조2000억원에서 3·4분기에 분기당 1조원대로 추락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올 1분기에 IM부문 이익이 2조원대 후반으로 회복되면서 분위기 반전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1분기 실적 개선에는 갤럭시S6 선주문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그러나 최대 요인은 마케팅비 축소 등 비용 절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전분기보다 판매관리비를 1조4000억원 줄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1분기에 미국 애플을 누르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단독 1위를 탈환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이날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8320만대를 팔아 점유율 2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6120만대로 점유율이 18%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이후 단독 선두를 달리다 작년 4분기 애플에 추격을 허용하며 공동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들어 다시 격차를 벌렸다.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폰이 선전한 결과다.
◆반도체 부문은 경쟁사와 기술 격차 벌려
부품(DS)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안정적인 이익을 냈다. 작년 4분기 3조1300억원이던 영업이익을 올 1분기 3조3900억원으로 늘렸다. 세계 최강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선방 덕분이다. 반도체는 2분기 이후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삼성은 예상했다.
삼성은 특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말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은 14나노 공정, 경쟁사인 대만 TSMC는 16나노 공정이다. 기술력으로 경쟁사를 압도하는 ‘초격차 전략’을 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디스플레이 부문에서의 중장기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BOE가 최근 60인치대 TV 패널 생산에 유리한 초대형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초대형 LCD 라인은 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수요나 시장 상황 등 여러 가지를 판단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투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TV 등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삼성은 “TV는 3월부터 실적이 회복되고 있고 에어컨은 성수기인 2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