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에 탑재된 엑시노스 7420 AP 시리즈인 7옥타 제품
갤럭시S6에 탑재된 엑시노스 7420 AP 시리즈인 7옥타 제품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 부품(DS) 부문 내 반도체 사업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에서도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 부문 전체 실적을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당초 증권가 예상 영업이익(컨센서스) 5조4000억원을 5000억원 가량 웃돌았다.

삼성전자가 세부적인 사업부별 성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및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DS 부문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전사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은 3조1000억 선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익이 2조7000억원보다 4000억원 가량을 웃도는 수치다.

DS 부문 실적 개선은 모바일용 신형 칩셋 등을 개발해온 시스템LSI 부분이 주도했다는 게 중론이다. 전세계 메모리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1분기부터 다양한 '세계 최초' 모바일 메모리 부품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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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시장에서는 서버 및 모바일, SSD향 고용량 신제품 수요가 지속 증가했다. 시스템LSI는 14나노 핀펫(FinFET)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아이소셀(ISOCELL) 고화소 CIS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특히 올해 최대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6에 두뇌로 전량 탑재한 엑시노스7420 등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판매 급증이 1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됐다.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는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된 제품이다. 약 2000만대 규모로 알려진 전세계 갤럭시S6 초도 물량에 이 엑시노스가 전량 탑재되면서 시스템LSI 사업부 수익이 급증했을 것이란 예측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용 '이팝(ePoP)'에 이어 스마트폰용 '이팝(ePoP)'을 본격 양산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용 '이팝(ePoP)'에 이어 스마트폰용 '이팝(ePoP)'을 본격 양산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특히 갤럭시S6 초기 물량 품귀 현상을 막기 1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초도 물량 생산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 2000만대 분 AP 물량을 DS 부문 내 시스템 LSI 사업부가 삼성전자 IM 부분에 납품하면서 1분기에 큰 영업익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다. 수년간 만년 적자에서 올해 갤럭시S6를 기점으로 대규모 흑자 달성을 노리고 있고 있다.

시스템 LSI 사업부는 다양한 모바일 전용 반도체 기술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스마트폰 전용 이팝(ePoP)의 세계 최초 양산을 발표한 데 이어 차세대 스마트폰용 업계 최대 용량의 128기가바이트(GB) UFS' 메모리 본격 양산에도 돌입한 상태다. 스마트폰용 UFS(Universal Flash Storage) 역시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도 초고속 UFS 메모리 시대를 여는 셈이다. 스마트폰에서 초고해상도(UHD) 콘텐츠를 보면서 다른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더라도(멀티태스킹) 처리가 늦어지는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팝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전용으로 양산하고 있는 고성능·대용량 원 메모리. 크기가 작은 웨어러블 기기에도 맞게 D램과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를 하나로 묶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에 바로 쌓을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스마트폰용 초고속 128 기가바이트 UFS.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스마트폰용 초고속 128 기가바이트 UFS.
한편 지난해 이윤 악화에 시달렸던 IT·모바일(IM)부문도 1분기 2조2000억~2조3000억원의 영업익을 냈을 것으초 추산된다. 지난해 4분기 1조9600억원보다 2000억~3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특히 IM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강력한 스마트폰 재고 감축 정책으로 회복한 이익률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재고 소진에 쏟아부은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대대적으로 줄이면서 이익율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와 보급형인 갤럭시A, 갤럭시E 등 중저가 제품군 판매실적이 동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TV 및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소비자가전(CE)부문은 환율 영향과 1분기 비수기적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CE 부문 영업익은 500억원, 연말 성수기였던 4분기는 1800억원에 머물렀다. TV사업을 주도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10년 만에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추측도 나온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