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교수에게 보낸 사무총장 답신에서 조사 방침 밝혀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언제나 모든 정치적·종교적 문제에서 중립적 태도를 견지합니다.

특히 축구 경기를 통해 회원 간 우호적인 관계를 촉진하는 데 최대한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
다토 알렉스 수사이 AFC 사무총장의 편지 내용 중 일부다.

그는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 공식 가이드북과 페이스북에 실린 일본 축구 팬들의 전범기(욱일기) 응원 사진을 삭제해 달라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의 편지에 대해 3월 초 이같이 답장을 보냈다.

수사이 사무총장은 편지 끝 부분에 "귀하의 의견을 검토하고서 전범기 문제를 조사하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 1월 27일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전범기를 공식 책자 등에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AFC에 우편물을 보냈다.

수사이 사무총장이 한 달여 만에 AFC의 입장을 전해온 것이다.

서 교수는 당시 호주의 아시안컵 대회 조직위원회, 셰이크 살만 AFC 회장, AFC 소속 46개국 축구협회장 등에게 전범기 삭제를 요구하는 편지, 일본 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의 전범기 문양에 관한 소개, 지난해 게재했던 뉴욕타임스 전범기 광고 파일, 일본 전범기의 탄생 배경과 전 세계에서 잘못 사용되는 디자인을 소개하는 영상 CD 등을 우송했다.

지난해 6월 열린 브라질 월드컵 때도 일본 대표팀 유니폼의 전범기 문양을 삭제해 달라는 우편물을 제프 블래터 FIFA 회장과 각국 축구협회장에게 발송했지만 아직 FIFA 쪽에서는 답변이 없는 상태다.

서 교수는 "비록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답변이라 하더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큰 진전"이라면서 "국제 여론을 통해 '나치기=일본 전범기'라는 의미를 지속적으로 널리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일본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펼치는 서 교수는 각국 재외동포, 유학생들에게 전범기 디자인이 잘못 사용되는 사례를 제보받아 담당기관에 연락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