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620선 돌파' 코스닥, 더 갈까 vs 멈출까
코스닥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200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20선을 돌파한 가운데 추가 상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사물인터넷 등 정책 모멘텀(상승동력)이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과열 국면에 들어서 압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까지 코스닥지수는 10.00% 뛴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1.86% 오르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코스닥시장은 '1월 효과'를 제대로 누린 셈이다.

코스닥은 지난해 연말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그리스 재정 위기 등 대외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한 코스피의 대안으로 부각되며 상승 랠리를 탔다.

여기에 다음카카오, KG이니시스 등이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의 영향에 지수를 이끈 데다가 제약·바이오 업체들까지 뒤를 받치며 코스닥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일각에선 이러한 투자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스피가 현재 마땅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시장에서 차기 성장동력에 대한 갈망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이 풍부한 코스닥의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코스닥 급등 랠리를 이끈 IT섹터의 경우 핀테크,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등이 아직 사업 초기인 데다, 제약·바이오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시대까지 열리면서 상승 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설명.

문제는 실적이다. 코스닥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실망감이 잇따르면서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코스닥 게임 대표주인 게임빌컴투스는 최근 지난해 시장 예상치 평균(컨센서스)을 밑도는 실적 발표에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

지난달 18만원을 웃돌던 게임빌은 현재 12만원대로 급락했고, 컴투스 역시 20만원을 눈앞에 두고 부진한 실적에 16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코스닥지수가 6년8개월 만에 600선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당시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동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증가에 힘입어 일별 거래대금은 3조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거래량은 5억주에 그치고 있다"며 "이는 2009년 코스닥 강세 국면 당시의 10억주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한적 거래량과 의미 있는 질적 성장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지수가 상승하더라도 주도주군에만 편중된 강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