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편향된 댓글을 상습적으로 작성해 논란이 되고 있는 현직 부장판사가 과거 영장전담판사를 맡아 정치적인 사건을 다수 처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장전담판사가 오히려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많아 선발 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A 부장판사는 2012년 6월 유권자에게 상품권을 살포하고 기초의원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우제창 전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해 7~8월 통합진보당 핵심 당원인 홍순석·이상호 씨에 대한 감청영장도 발부했다. ‘민주당이 안 되는 이유’ ‘야당은 종북 정당’ 등의 댓글을 익명으로 쓰며 야당을 비판해온 A 부장판사가 직접 야당 관계자들에 대한 사건을 맡아 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A 부장판사는 또 통진당 관계자들에 대한 카카오톡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해 검찰이 내란 음모 사건을 수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카카오톡 압수수색 영장은 수원지방법원에서 처음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